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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의 설계자들
한국 경제의 설계자들
  • 최승우
  • 승인 2022.06.03 16: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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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아 지음 | 역사비평사 | 408쪽

국가 주도 산업화 정책과 경제개발계획의 탄생

지금까지 국가 주도 산업화 정책과 경제개발계획에 대한 논의는 박정희 정권기에 초점이 맞추어졌다. 이승만 정권기의 국가 주도 산업화 정책과 경제개발계획은 ‘개발시대의 전사’로서만 조명을 받았을 뿐이다. 그러나 국가 주도 산업화 노선과 경제개발계획에 대한 문제의식은 해방 직후부터 이미 등장하고 있었다. 남한의 경제는 1945년 이후 일본과, 1948년 이후 북한과 단절됨으로써 농업과 경공업 중심의 기형적인 구조 속에서 자본주의 발전을 모색해야만 했다. 그 과정에서 자본주의 경제성장의 유력한 방안으로 모색된 것이 국가 주도의 산업화 정책과 경제개발계획이었다.

이에 경제계획은 정부수립 초기, 6·25전쟁기, 전후, 원조 삭감이 예고되면서 기획처, 부흥부 관료들에 의해 끊임없이 작성되었다. 이승만 정권은 일본 중심의 경제구조에 탈피하여 급속한 공업화를 달성하는 한편, 38선을 두고 대치 중인 김일성 정권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미국의 원조가 삭감되기 전까지 자활의 토대를 마련하고자 경제개발계획을 추진했다.

“최근까지 한국의 경제정책은 주로 ‘미국에 대한 종속’이라는 관점에서 해석되어왔다. 이 경우, 미국에 대한 비판에 철저할 수는 있을지 모르지만, 한국 자본주의 국가건설론의 다양한 계보와 사상구조를 이해하지 못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한국 경제를 설계했던 다양한 주체들의 역동성을 비가시화할 위험성이 있다. 과연 이들은 어떤 존재이며 어떤 시대적 문제의식을 담지하면서 한국의 경제정책을 만들어 나갔는가, 이들의 경제정책론이 가진 체제적·계급적 성격은 무엇인가, 이들은 어떠한 방식으로 미국의 요구를 내면화했는가, 이들의 구상과 설계를 통해 대한민국의 경제정책이 어떻게 정초되었는가를 밝히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다.”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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