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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아찌 건강 밥상
장아찌 건강 밥상
  • 최승우
  • 승인 2022.04.20 15: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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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미 지음 | 헬스레터 | 424쪽

밥상의 매력 따라 색다른 장아찌 밥상
변신의 경계 허무는 화려한 상차림
뉴노멀 시대 건강식 베이스 집밥

《장아찌 건강밥상 _맛있는 장아찌, 국민 밥상 발굴기》(3만4800원)는 전통장아찌를 활용한 80종의 장아찌 밥상을 발굴한 전통발효음식 실용서다. 이 책은 장아찌 건강밥상(1장), 장아찌 활용요리(2장), 장아찌 아이밥상(3장), 장아찌 간편밥상(4장), 장아찌 피크닉(5장), 장아찌 홈파티(6장) 등 집에서 요리 가능한 주제를 6개로 분류하고, 250종의 장아찌 레시피로 완성하게 하는 방대한(424쪽) 장아찌 밥상 기술서다.

전통 장아찌를 활용한 건강한 밥상을 어떻게 구성 가능한지를 생동감 넘치게 담아냈다. 장아찌 밥상마다 단품 요리이든, 주식과 부식이 어우러진 몇 첩 반상(飯床)이든, 온전하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도록 배려한 콘텐츠가 매력적이다. 메인 메뉴부터 식단의 부식까지, 전통장아찌를 잘 활용한 방법을 소개했다.

“ ‘전통 장아찌를 국민밥상이 되게 하자’는 게 집필 목표였어요. 장아찌를 활용한 다양한 요리법과 집집마다 특별식인 ‘장아찌 밥상’, 건강식인 ‘다이어트 밥상’이 차려지는 마음을 간절하게, 친절하게 담아내는데 꼬박 3년의 시간을 보냈어요.” 이선미 저자의 설명이다. 장아찌가 ‘국민 밥상’으로 품격과 그 가치를 높이는 실험과정을 뉴 노멀의 건강 베이스 밥상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집필했다.

150여 종의 전통장아찌를 직접 담그고 개발한 레시피를 공개한 《집밥엔 장아찌》(2018)에 이은 두 번째 시리즈다. 지난 3년간 개발해 온 사계절 자연을 가득 품은 풍요로운 장아찌 밥상 연구서인 셈이다. ‘소쿠리에 담긴 밥과 표주박에 담긴 물’과 같은 소박하고 검소하며 다이어트가 저절로 되는 장아찌 밥상이다. 공자 말씀처럼, 단사표음(簞食瓢飮)의 밥상이다.

“전통 장아찌의 진정한 맛을 상차림을 통해, 나의 모든 음식 지식을 토하듯 뿜어냈어요. 비욘드(beyond) 코로나의 맞춤형 건강지표 밥상, 한식의 정서적 밥상으로 차려냈습니다.” 장아찌는 ‘옛날식 저장식품, 짠 음식’이라는 편견과 누명을 벗겨내는데 온 힘을 쏟았다는 저자의 목소리다. 장아찌의 아삭하고 감칠맛을 살릴 수 있는 비법과 식재료의 특징과 효능, 쓰임새까지 꼼꼼하게 정리했다. 《집밥엔 장아찌》 출간을 통해, 전통 장아찌가 밥상의 주요 반찬이 되려면 표준화된 레시피의 개발이 필요하다는 것을 일반에 널리 알렸다.

이때부터 현장과 연구소 등 곳곳에서 전통장아찌에 대한 좋은 반응을 끌어냈다. 첫 책의 출간 이후부터 저자는 장아찌 전문가로 음식학계에 알리게 된다. 우리 고유의 전통 발효음식, 장아찌의 대중화와 인식 전환의 첫 허들을 저자는 《집밥엔 장아찌》로 사부자기 넘었다.

장아찌는 아직도 짜고 옛날 가난했던 시절에나 먹었던 고릿적 음식이라는 편견을 깨기 위한 여정을 지금도 걷고 있다. 갈수록 많은 사람들이 장아찌의 발효반찬으로 가치와 발전 가능성을 알아보고 점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에 위안과 보람을 느낀다는 게 저자의 말이다.

우리가 제대로 알거나,
많이 제대로 모르거나,
장아찌의 화려한 플랫폼 변신

한식조리 전문가인 저자에게 장아찌란 무엇일까? 한식연구와 조리 실무를 40여 년 공부해온 저자에게 ‘전통발효장아찌’를 접하는 화두이다. 전통 장아찌는 오랜 발효 기간을 거치며 독특한 향과 맛이 덧입혀져, 특유의 개운함과 칼칼함으로 우리 민족 고유의 입맛을 사로잡는 발효음식이다. 장아찌는 오랜 세월 주식인 밥과 찰떡궁합을 이룬 반찬으로, 개화기 이전 명문 양반가에서 맛깔스럽고 풍요로운 밥상을 주도했던 반찬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전통 장아찌는 저자의 한식 조리 연구에서 걸어놓은 주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아찌가 왜 점차 밥상에서 밀려나고 사라져가는 것일까?
한식이 산업화 시대에 간장과 소금, 빙초산 식초에 절인 신맛의 소금덩어리 반찬으로 인식된 데 따른 까닭이다. ‘장아찌=짠맛’이라는 나쁜 등식은 외식산업의 발달과 함께 인식은 심화됐다. 이후 전통장아찌는 ‘짠 음식’이라는 편견과 굴욕의 세월을 시간을 보내게 된다. 폭풍처럼 밀어닥친 산업화와 외식산업의 발달은 전통 발효음식인 ‘장아찌’를 간장과 빙초산 식초에 절인 ‘반찬’이라는 주홍글씨를 깊게 새겨 놓은 까닭이다.

소금에 절인 짠맛의 장아찌는 현대인의 ‘건강 염려증’의 프레임까지 덧씌워져, 꼼짝달싹하지 못하고 수난의 시간을 보내게 된다. 한식 밥상에서 중요한 발효 반찬이라는 명예 회복의 기회를 갖지 못한 채, 오욕의 세월을 보내야만 했다. 현장 조리 전문가인 저자는 ‘전통 발효 장아찌의 억울한 누명’을 벗겨주고 싶었다.

서울 마포의 연구 공간인 ‘이선미장아찌랩’은 장아찌의 사회적 굴욕의 공감에서 출발했다. “실물음식 전문가인 내게 장아찌 발효음식은 운명처럼 다가왔어요. 장아찌는 미개척 분야로, 전문가가 별로 없었지요. 음식 만들기를 좋아하고 음식 연구가로 석사와 박사의 연구 베이스로 한식 연구의 모든 것을 걸어도 될 만한 프로젝트였습니다.” 그 후 전통 장아찌를 현대인에 입맛에 맞춘 변신 가능성을 탐색하며 연구에 매진했다.

《장아찌 건강밥상》은 ‘아, 장아찌가 이렇게 다양하고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이구나!’라는 《집밥엔 장아찌》에서, ‘장아찌로 이렇게 다양하고도 고급스러운 요리를 만들 수 있구나’를 보여준 도서이다. 장아찌로 차릴 수 있는 밥상은 어떤 게 있을까? 장아찌로 만들 수 있는 요리는 또 얼마나 될까? 독자들이 상상하는 이상으로 장아찌의 활용은 무궁무진하다. 변신의 경계도 없는 밥상을 더욱 빛내주는 베이스(플랫폼) 밥상이다. 장아찌의 화려한 변신과 화려한 트레일(trail)을 이 책에서 보여준다.

《집밥엔 장아찌》를 보지 않았거나 장아찌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도 쉽게 따라할 수 있도록 조리 방법을 밥상마다 앞부분에 별도로 넣었다. 이 모든 메뉴를 하나하나 직접 시연하며 사진을 찍고 레시피를 꼼꼼하게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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