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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사토 타츠야 교수의 '학문과 사회의 융합'
리뷰: 사토 타츠야 교수의 '학문과 사회의 융합'
  • 강성민 기자
  • 승인 2005.11.2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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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學融적 연구에 대한 평가방법을 구축해야 한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이사장 최송화)가 11월 26일 개최할 제2회 '한일 인문정책 포럼'에는 사토 타츠야 리츠메이칸대 교수, 사쿠라 오사무 동경대 교수가 참석해 일본 현황을 발표했다.

특히 사토 타츠야 교수의 '학문과 사회의 융합 및 학문과 학문의 융합'은 인문학에 대한 지원확대를 요구하면서도 그에 걸맞은 제도개편에서 별 아이디어를 못내고 있는 우리의 현실에서 시사하는 바가 많다.

먼저 그는 '사회와 학문의 관계에 대한 이론'으로서의 '모드론'을 소개한다. 사토 교수가 볼 때 인문학이 사회에서 멀어지는 이유는 사회와 접점을 갖는 연구를 낮게 여겨온 것, 사회와의 접점을 어떻게 가질 것인지 실천방법을 모르는 데 있다. 즉 학문과 사회의 관계에 대한 이론이 없는 것이다.

그는 마이클 기본스의 모드론을 빌어와 "전통적으로 익숙한 지식생산 및 소비의 방법"을 '모드1'(學範 구동형)로 놓고, '현장'이라는 어플리케이션의 콘텍스트 속에서, 문제해결을 목적으로 하는 새로운 지식생산 및 소비의 방법을 '모드2'(사회문제구동형)로 놓는다.

문제는 그 다음부터인데 기초와 응용이라 해서 모드1과 2를 대립시켜 볼 게 아니라, 병렬되게 생각해야 한다고 사토 교수는 말한다. "다른 학문이나 사회와의 접점에서부터 시작되는 學問知의 본질적인 모습은 '응용'이 아니라, '모두2'여야 한다"는 것이다.

사토 교수는 學粹, 學際, 學融으로 학문하기의 전개모델을 구분한 뒤 그 관계에 대해서도 서술하고 있다. 학수가 없으면 학제, 학융도 성립되지 않으나, 학제와 학융의 가치를 낮게 여기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한다. 그는 "학문활동에 관한 이론이 없는 것이 상황을 더 고착화시킨다"며 그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학융적 연구(사토 교수는 trans를 학융으로 번역하자고 제안한다. 일본인 학자가 번역어를 통일하자니 묘한 기분이 든다.)의 중요성을 각인시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가. 현재 일본에서 학융적 연구는 전문분야의 주요 학술지에 실리는 것이 어렵고, 그로 인해 평가받지 못한다고 전한다. 이는 한국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러니 젊은 연구자들이 참가하기 곤란한 것은 필연. 따라서 사토 교수는 "젊은 연구자들의 육성을!"이라고 말로만 할 게 아니라 '학융적 연구의 평가법에 대한 검토'가 중요함을 역설한다. 하지만 구체적인 예시는 제시하지 않은채 "평가는 축과 대상의 상호작용"이라는 원칙만 슬쩍 비쳤다. 26일 포럼에서는 이 부분에 대한 의견교환이 있길 기대해본다.

다만 그가 추진중에 있는 '보텀-업 인간관계론'이라는 학융적 연구를 소개하고 있다. 보텀업 인간관계론이란 "인간관계에 본질적인 모습에서부터 사회와 인간을 사고하는 것"을 말한다. 교육, 법무, 복지 등의 영역에서 전개하는 실천을 인간관계를 중심에 놓고 과학사 연구자, 의료사회학자, 복지학자 등이 참여한다.

구체적으로는 '용돈'에 대해 연구중이라고 한다. 돈받는 법, 쓰는 법은 문화의 가치를 반영하며 인간관계의 본질적 모습을 규정한다는 게 그의 생각. 그리고 돈을 둘러싼 다툼도 많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시스템의 다양성을 기술하는 모델에 대한 설명도 인상깊다. 상기의 연구과제를 수행하면서 사토 교수는 어떤 결론에 다다르는 데에는 '복선경로'가 있으며, '대체선택지'가 없는 정책은 억압적으로 변질돼 종속을 유발하게 된다는 점을 지적한다. 그 복선경로는 아래의 그림과 같다.

한편, 사쿠라 오사무 동경대 정보학환은 일본이 지난 몇년간 文理융합 연구를 추진해왔다며 JST사회기술연구개발센터(RISTEX), 문부과학성 과학기술정책연구소, 일본과학미래관, JT생명지연구관 등을 소개하고 있다.

특히 사회기술연구개발센터는 '사회기술'이라는 새로운 복합개념을 도입해 연구를 추진중인데, 사회기술이란 "사회의 안녕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해 사회의 여러가지 구체적인 문제의 해결을 꾀하기 위한 기술"을 의미한다. 캡쳐된 홈페이지 화면엔 '제2회 사회기술 포럼-생명과학과 사회의 접점에서 어떤 사회기술이 가능한가'를 주제로 행사가 열렸음을 알 수 있다.

RISTEX는 '뇌과학과 사회'를 연구한다. 뇌과학과 교육, 뇌의 발달에 대한 연대(cohort)적 연구, '뇌과학과 사회' 연구 서브센터, 뇌신경 윤리연구 등이 이뤄지고 있음을 설명했다.

한국의 경우도 뇌과학에 대한 연구는 굉장히 활발하다. 최근에는 뇌에 관한 한국적 관심사가 적극 반영된 듯 보이는 '한국 마음-뇌-교육 학회'(회장 우동희 동덕여대 교수)가 발족해 26일 창립모임을 갖는다. 이정모 성균관대 교수에 따르면 이 학회는 하버드대의 'MInd-Brain-Edcation' 프로그램의 국내 정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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