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규 지음 | 틈새의시간 | 432쪽
카뮈와 파농은 띠동갑이다. 카뮈는 1913년생이고, 파농은 1925년생이다. 하지만 이 두 사람이 생전에 서로 만났다거나 영향을 주고받은 흔적은 없다. 그럼에도 둘은 동시대인으로서 각각 나름의 방식으로 생을 긍정했고, 글을 남겼으며, 부조리와 부당함에 맞섰다. 통념에 반항하고, 부조리를 고발했고, 불의에 저항했다. 무엇보다 알제리를 사랑했다. 그러나 두 사람은 알제리 문제에 있어서 의견을 달리했다.
물론 카뮈나 파농을 알제리의 독립 문제와만 연관 지어서 살펴볼 수는 없다. 두 사람의 삶과 사상에는 그 외에도 21세를 살아가는 우리가 되짚어야 할 점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카뮈와 파농은 모든 지배와 권력을 거부하고 배제와 차별을 극복하자고 주장하면서 인류가 함께 만들어가야 할 새로운 사회와 인간상을 추구했다. 이 점이야말로 카뮈와 파농을 ‘알제리의 두 남자’로 묶어주는 최고의 지향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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