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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겐 과학이 필요하다
우리에겐 과학이 필요하다
  • 최승우
  • 승인 2022.03.15 10: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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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리안 아이그너 지음 | 유영미 옮김 | 갈매나무 | 340쪽

우리는 과거 어느 때보다 많이 알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그 어느 때보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가 판친다

오늘날 우리는 고도로 발전한 과학과 기술의 혜택을 누리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비과학적인 것 또한 그 어느 때보다 기승을 부리고 있다. 왜 사람들은 미신과 음모론처럼 과학을 부정하는 허무맹랑한 이야기에 그리도 쉽게 경도되는 걸까? 여기에 이성보다 감정에 호소하는 포퓰리즘까지 가세해, 편가르기와 사회갈등 그리고 소수자/약자를 향한 혐오를 부추긴다. 단절과 의심, 불안을 증폭시킨 코로나19 사태는 이러한 흐름에 불씨를 더했다.

불신과 혐오에 휘둘리지 않고 세상을 정확하게 사랑하기 위하여

오스트리아의 유명 과학 저널리스트이자 물리학자 플로리안 아이그너가 쓴 《우리에겐 과학이 필요하다》는 이처럼 거짓과 미신이 힘을 얻는 탈진실과 비이성의 시대에 더욱 귀하고 절실해진 ‘과학’의 중요성을 말하는 책이다. 나아가 ‘과학적 사고’야말로 허위와 위선에 맞서 세상을 정확하게 바라보고 사랑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제안한다. 가짜 뉴스, 유사 과학, 음모론 등 의심이 갈등을 끊임없이 재생산하는 오늘날, 협동과 공유를 바탕으로 진리의 망을 세심히 연결해 온 과학의 역사와 과학자들 면면을 살펴보면서 합리적으로 의심하고 비판적으로 판단하는 ‘과학적 태도의 힘’을 되짚어 보자는 것이다.

책은 유클리드부터 아인슈타인까지 고대와 현대를 아울러 과학자들의 빛나는 발견과 황당한 오류를 교차하며 펼쳐 보이고, 이와 더불어 포퍼와 쿤과 비트겐슈타인 등 과학철학의 굵직한 주제들을 소개한다. 사실을 직시하고, 논리로 증명하고, 실험으로 검증하고, 반증을 검토하고, 확신을 흔들어 온 과정에서 과학자들이 보여 준 용기에 어느새 가슴이 웅장해진다. 세계를 이해하는 방식과 문제를 해결하는 도구를 제공해 온 과학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다. 그 지적 즐거움을 누리는 여정에서, 삶을 바람직하게 이끌고 균형 잡힌 사회를 만들 자양분도 기대해 볼 법하다. 과학에 대한 진지한 탐구와 유쾌한 유머를 곁들인 흥미진진한 지적 모험으로 독자를 초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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