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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용자해
상용자해
  • 최승우
  • 승인 2022.03.08 11: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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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라카와 시즈카 지음 | 박영철 옮김 | 길 | 1248쪽

“문자의 구조에 의해 자원(字源)을 밝히려고 한다면, 그 문자 구성의 주요한 요소인 자형(字形)에 대해 설명할 필요가 있고 상용한자 이외의 문자를 포함해서 그 복합적인 관계를 밝혀야 한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상용한자 이외의 많은 글자를 해설 중에서 다루게 되었다. 상용한자 이외의 구성 단위가 되는 글자의 이해는 오히려 문자학의 기본과 관계되는 것이고 문자의 형체학적인 이해의 주요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시라카와 시즈카

한자학의 세계적 권위자 시라카와 시즈카(白川靜), 2,000여 년의 한자학 패러다임을 허물다

한 나라의 문화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 가운데 하나가 ‘사전’ 출판이다. 사람들 입에 자주 오르내리는 『옥스퍼드 영어사전』(Oxford English Dictionary) - 당시 많은 사람이 의기투합하여 영국 국민의 힘을 빌려 70여 년에 걸쳐 만들었으며, 지금도 개정이 지속되고 있다 - 만 보아도 사전이 갖는 문화적 의미를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동양 문화권, 특히 동북아 문화권에서는 각국의 고유 언어가 한자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었기에 한자가 갖는 문자적 권위가 지대했다. 이러한 한자 문화권에서 지난 2,000여 년 동안 최고 권위의 사전 역할을 한 것이 후한(後漢)의 허신(許愼)이 기원후 100년에 쓴 『설문해자』(說文解字) - 전문(篆文), 주문(?文), 고문(古文), 그 외 당시 볼 수 있는 자료에 의해 그 자형을 연구하여 9,353자를 540개 부수로 나누고 그 부수에 따라 자형을 설명하는 방법을 취한 자형 연구서 - 이다. 이 문헌의 권위가 결정적으로 흔들리기 시작한 계기는 1899년 은(殷)나라의 수도였던 허난성(河南省) 북단에 가까운 안양시(安陽市) 서북부의 소둔(小屯)이라는 곳의 지하 깊은 곳에서 귀갑(龜甲, 거북의 배딱지)과 수골(獸骨, 짐승의 뼈)의 발견되어 갑골문(甲骨文)의 실체가 밝혀지면서부터이다. 한자는 중국의 장대한 역사 속에서 수차례에 걸쳐 변화 과정을 거쳤는데, 허신의 『설문해자』는 갑골문과 금문(金文, 청동기 시대 청동기에 주입된 문자)을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저술된 것이기에 그에 따른 한계가 명백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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