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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몬 찬가
호르몬 찬가
  • 최승우
  • 승인 2022.02.23 16: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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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티 헤이즐턴 지음 | 변용란 옮김 | 사이언스북스 | 336쪽

호르몬 지능이 필요하다!

진화 심리학자 마티 헤이즐턴은 기존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이 도발적인 책에서 인간의 행동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생물학적 과정을 진지하고 흥미롭게 조명하며 호르몬 주기를 진정한 생물학적 난제에 적합한 해결책으로 아우르고 있다. 『호르몬 찬가』는 여성의 몸과 정신, 사회적 관계에 대한 진보적인 견해를 제시하고 통찰력을 선사해, 섹스, 결혼, 우정, 임신 등에 관한 선택을 앞두고 더 많은 정보를 바탕으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한다. 그러한 여정은 호르몬을 훼방꾼이나 적이 아닌 조력자로 인식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2015년 미국 대통령 후보였던 도널드 트럼프는 여성에게 무례한 자신을 비판한 여성 기자에 대해 “어디선가 피가 흘러나오고 있어서” 그랬다며 불평해 다시금 입방아에 오르내렸다. 1986년 여성 운동가 글로리아 스타이넘은 「남자가 월경을 한다면」에서 남자가 월경을 하는 쪽이 된다면 생리 기간은 남성으로서 자부심을 느끼는 근원이 될 것이며 생리대가 연방 정부 기금으로 무료 공급될 것이라 했다. 남성의 호르몬 주기와 여성의 호르몬 주기를 둘러싼 이중적인 잣대는 여전히 극명하게 존재하기 때문에 호르몬의 차이를 과학적으로 조명해야 할 필요성이 더욱 절실한 상황이다.

진화 심리학자 마티 헤이즐턴 UCLA 교수가 호르몬 주기 연구를 처음 시작했을 무렵 과학계에서는 인류의 사촌격인 동물들은 여전히 호르몬에 지배당하고 있는 반면, 인간은 호르몬의 지배에서 ‘해방’되었다고 여겼다. 저자는 우리의 몸과 정신의 작용 방법을 더 잘 이해함으로써 여성의 권리가 강화되어 왔지만 아직도 우리에게는 배울 것이 많다는 바로 그 지점이 자신의 연구에, 또한 이 책의 집필에 동기를 부여했다고 밝히며 여성의 두뇌와 몸에 대한 더 많은 정보를 얻기 위한 행동을 촉구하고 있다. 여성의 호르몬과 행동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지식은 너무 적으며, 인생의 각 단계에서 최적의 결정을 내릴 수 있으려면 반드시 더 알아야 한다고 믿기 때문에 저자는 새로운 유형의 페미니즘, 새로운 다윈주의 페미니즘(Darwinian feminism)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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