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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살무늬토기의 비밀
빗살무늬토기의 비밀
  • 김재호
  • 승인 2021.12.24 14: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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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곤 지음 | 뒤란 | 616쪽

이 책은 한반도 신석기 미술을 대표하는 빗살무늬토기의 디자인과 패턴을 한국 사학·미술사학 최초로 분석한 한국미술사 신석기 편이다. 호서대학교 창의교양학부 김찬곤 교수는 한국 사학계와 미술사학계가 빗살무늬토기 디자인과 패턴을 지금까지 한 번도 진지하게 들여다보지 않았다는 것을 먼저 지적한다.

 

우리는 ‘빗살무늬토기’ 하면 보통 빗 같은 무늬새기개로 무늬를 새겼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김찬곤은 그런 빗살무늬토기는 한 점도 없다고 한다. 국립중앙박물관 e뮤지엄 빗살무늬토기 이미지 자료 6547점과 발굴조사 보고서를 살펴보면 빗 같은 무늬 새기개로 새긴 그릇은 단 한 점도 찾을 수 없다고 한다. 그가 이 사실을 먼저 바로잡은 까닭은 ‘사실’이 그렇다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우리 학계가 빗살무늬토기 패턴을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았다는 것을 지적하기 위함이다.

한반도 빗살무늬토기는 1916년 평안남도 용강용반리유적에서 처음 나왔다. 그리고 1925년 을축년 대홍수 때 서울 강동구 암사동에서 나왔다. 빗살무늬토기는 1916년 용강용반리유적을 기점으로 하면 106년째 되어 가고, 서울 암사동을 기점으로 하면 96년째 되어간다. 하지만 근대사학 100년 동안 한반도 빗살무늬토기는 그때도 ‘기하학적 추상무늬’였고, 지금도 여전히 기하학적 추상무늬이다. 김찬곤은 빗살무늬토기의 패턴과 디자인이 기하학하고는 아무런 관련이 없고, 또 그 패턴은 추상무늬가 아니라 ‘구상무늬’라고 말하고 있다. 그는 이것을 밝히기 위해 세계 기록과 세계 신석기 미술을 두루 조사하고 살펴보았다. 먼저 그는 서울 암사동 빗살무늬토기 패턴과 디자인을 해석하고, 이것을 바탕으로 세계 신석기 미술을 분석했다. 그런 다음 세계 신석기 미술의 패턴과 디자인 분석을 통해 암사동 신석기 미술을 다시 들여다보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이 책은 세계 신석기 미술사라 해도 될 것이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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