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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된 항해자: 21세기 말레이 세계의 정화 숭배
신이 된 항해자: 21세기 말레이 세계의 정화 숭배
  • 김재호
  • 승인 2021.12.24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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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문화연구소 | 강희정, 송승원 지음 | ACC(국립아시아문화전당) | 208쪽

명나라의 대함대를 이끌고 아시아와 아프리카를 원정한 정화. 중국에서조차 오랫동안 잊혔던 역사 속 인물이 동남아시아에서는 신성시되고 있다. 『신이 된 항해자-21세기 말레이 세계의 정화 숭배』는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등지의 말레이 세계에서 수백 년간 이어진 정화 신앙을 추적하며, 특히 2000년대 이후 인도네시아에서 회족 출신 무슬림이었던 정화를 전면에 내세운 모스크가 잇따라 건립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일련의 논의는 오랫동안 동남아시아에서 유ㆍ불ㆍ도가 혼재된 중국적 기복 신앙의 대상으로서 중국계 이주민들의 종교적 구심점 역할을 해온 정화가 이슬람교가 다수를 차지하는 현대 인도네시아 사회에서는 이슬람과 중국의 교집합으로서 상징적인 코드로 작동하게 되었음을 밝힌다.

 

이 책은 동남아시아 문화와 미술에 정통한 강희정과 말레이시아ㆍ인도네시아 역사와 사회를 연구해온 송승원, 두 저자가 의기투합해 보다 다각적이고 전문적인 분석을 시도한다. 관련 문헌을 섭렵한 것은 물론 현지를 직접 방문해 주요 장소들을 답사하고 관련자들과 인터뷰를 진행함으로써, 사원의 건축양식이나 세부장식 같은 시각문화 분석에서 이런 건축물이 등장한 역사적ㆍ사회적 배경과 관련 담론까지 입체적으로 조망한다. 30여 컷의 사진을 수록해 생생한 현장감을 더했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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