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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타는 기초학문…대학들 팔걷고 물주기 나서
목타는 기초학문…대학들 팔걷고 물주기 나서
  • 안길찬 기자
  • 승인 2001.06.2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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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6-25 00:00:00
기초학문에 대한 지원촉구 목소리는 줄을 잇고 있지만 정책당국의 반응은 냉담하다. 온갖 수사를 동원해 뭔가 특별한 메뉴를 내놓을 법 하지만 여전히 돌아오는 것은 가뭄에 콩나듯 산발적으로 발표되는 ‘계획안’뿐이다. 기다리다 못한 대학들이 직접 기초학문을 챙기고 나섰다.

서울대는 한국학을 중점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최근 발표했다. 매년 10억원의 예산을 투자해 오는 2011년까지 한국학 연구의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것. 이를 위해 서울대는 14명의 교수로 ‘한국학연구사업운영위원회’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연구작업에 착수했다. 연구영역은 어문, 역사, 사상, 문화, 사회, 경제 등 총 12개 분야. 연구방식은 주제를 사전에 정해 주는 지정과제와, 개인의 창의적 연구를 돕기 위한 자유과제를 동시에 추진할 계획이다. 신청자격은 교수들로만 국한되고, 개인연구는 1천만원, 공동연구는 5천만원까지 지원한다. 올해 지정과제로는 ‘고종시대 외교협정 및 문서자료 정리’, ‘한국학 고문서 자료 발굴·판독·정리 간행’, ‘해방 후 번역 문학용어 정리 및 연구’, ‘현대 대학사 관련 자료 정리’ 등 총 11개를 선정했다.

고려대는 인문사회계 학문후속세대들 지원에 나섰다. 고려대 인문사회계 후학지원사업 운영위원회는 지난 6일 박사후 연구원과 박사수료자 등 신진연구인력들을 대상으로 총 10억원의 연구비 지원사업을 발표했다. 연구과제 공모를 통해 박사 후 연구원에게는 월 80만원(연간 9백60만원), 박사수료자에게는 월 40만원(연간 4백80만원)을 지원한다. 또 학위논문발간에 1인당 3백만원(총 2억원), 논문게재비로 1인당 20만원(총 4천만원)을 지원한다. 서울대가 교수들에 대한 지원에 중점을 둔 반면 고려대는 학문후속세대들의 연구지원에 초점을 두고 있다.

한편, 경북대는 기초학문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개설해 눈길을 끌고 있다. 경북대 고에너지 물리연구소(소장 손동철 물리학과 교수)는 지난 21일부터 사흘간 ‘제1회 고에너지 물리 섬머 인스티튜드’ 행사를 열고, 물리이론과 실험에 관심있는 전국의 대학원생들에 대한 교육기회를 가졌다. 이번 행사에는 김진의 서울대 교수, 고병원 한국과학기술원 교수, 최성렬 전북대 교수, 김충선 연세대 교수, 유인태 성균관대 교수, 김귀년 경북대 교수 등 국내 이론 물리학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모처럼 대학들이 기초학문 챙기기에 나섰지만 일회성을 탈피할 수 있는 체계적 지원방안은 여전히 시급하다. 안길찬 기자 chan1218@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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