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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향: 한국학진흥연구사업 어떻게 돼가나
동향: 한국학진흥연구사업 어떻게 돼가나
  • 신정민 기자
  • 승인 2005.09.2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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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공개 국학자료 빛본다...DB로 구축해 서비스

교육인적자원부(장관 김진표, 이하 교육부)가 지원하는 국학진흥연구사업이 12년째 접어드는 지금 각 분야의 연구성과가 눈에 띄게 쌓여가고 있다. 발굴·수집부터 자료집 발행과 전산화로 문화의 정체성 확립은 물론, 국학연구의 저변확대와 국학의 경쟁력이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이들 작업은 소장자료 해제, 교감 및 정리, 정본사업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영조문집·정조문집 등 왕실자료 영인

한국학중앙연구원(원장 윤덕홍)의 ‘장서각 고전사료 연구사업’은 93년 이후 지금까지 47억1천1백만원이 투입되고 있다. 지금까지 왕실연구에 전력을 기울여 ‘영조문집’, ‘정조문집’ 등 조선의 역대 임금의 문집과 임금과 왕비의 사후에 공적을 기록한 ‘열성지장통기’ 등을 영인했다. 그리고 조선조 왕실 및 국가의 각종 의례행사를 수행한 뒤 그 전말을 정리해 후일의 궤범으로 삼기 위해 작성한 의궤 1백94종 3백69책을 해제했으며, 고대·고려편이 1997년에 간행된 이후 조선왕실편이 3년에 걸쳐 왕실의 탁본해제를 진행하고 있다. 그 중 1백92종 5백62점의 권자본 탁본은 당시 왕실에서 사용하던 비단과 문양, 비단을 접착시키는 배접, 표구방식 등을 연구할 수 있는 매우 소중한 자산이다. 한편 조선후기 실학자 황윤석의 일기인 ‘이재난고’(한국정신문화연구원 刊, 2003)를 10년에 걸쳐 원문 전9책과 색인집 1책 등 총10책으로 완간했으며, 낙선재에서 이관된 99종 2천2백15책의 한글고전소설은 20년 장기계획 아래 연차적으로 자료집을 간행하여 학계와 서예계에 보급 중에 있다. 또한 매해 고문서와 고서 1만5천~2만여점(책)을 수집· 촬영하고 있으며, 3만여점(책)이상을 조사하고, 해당가문의 고문서와 선집 등을 자료집으로 간행하고 있다.

‘서울대 규장각 도서자료 연구사업’은, 12년차에 접어들었다. 지난해까지 미해제도서 해제사업으로 ‘규장각한국본도서해제 속집’을 사부 6책, 경자부 2책, 집부 2책 등 총 10책으로 정리 했고, ‘규장각한국본도서해제 총색인’ 1책, 문집해설 12책도 완간했다. 그리고 외교자료와 의정부자료를 요약하여 웹서비스 구축을 완료했다. 올해부터는 조선시대 문집을 중심으로 사상사자료 조사연구사업과 근대 정부기록류 조사연구사업으로 한말 조선 정부의 부처와 지방의 문서들을 체계화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연세대 국학연구원(원장 설성경)의 ‘연세대학교 도서관 소장 희귀본 해제 및 복본 사업’은 2002년부터 6개년에 걸쳐 이뤄지는 연속기획으로 經·史·子·集을 포함해 국가기록문서까지 해제대상으로 진행 중에 있다. 작년에는 귀중본 개인문집 66종에 대한 해제 및 복본 작업을 수행하여 ‘고서해제’(1·2권, 평민사 刊)를 출간한데 이어 올해는 녹사류, 일기류, 사행록류, 야담류를 해제하여 3, 4권을 출간할 예정이다. 또한 1~2년차 사업 수행한 결과물은 연세대중앙도서관 웹을 통해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국학진흥원이 소장한 ‘미공개 국학자료 정리·간행사업’은 2002년부터 2017년까지 총 15년의 장기계획 아래 진행된다. 지금까지 3억6천9백만원을 지원받았다. 지난 3년동안 ‘可齋集’을 비롯해 72종 193책의 문집 해제를 수록했고, 한국국학진흥원 소장 자료영인총서를 발간하는 연구성과를 올렸다.

‘고전용어시소러스’ 구축해 검색수준 높여

민족문화추진회(회장 조순, 이하 민추)에서는 이주경의 백과전서적 저술서 ‘‘오주연문장전산고’ 교감 및 정리사업’을 수행하여 작년 말에 정본을 확정지었다. 초고를 잃고 전사하는 과정에서 현존본의 오탈자가 심하게 많아 연구진행 도중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 2000년부터 5년간 진행됐던 이 사업은 2백1십2만자를 교감해 DB를 구축했다. 무엇보다 사고전서, 사부총간 및 7백여종의 전거를 직접 확인하고 세부지침에 따른 교감기를 작성하여 미정리된 유서의 교감 선례를 남겼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민추 오주연문장전산고 홈페이지(http://oju.minchu.or.kr/oju)에 가면 누구나 열람 가능하다. 올해부터 민추는 ‘고전용어시소러스개발사업’을 진행한다. 신라 최치원의 ‘계원필경집’부터 조선후기 곽종석의 ‘면우집’에 이르기까지 663종 350집(1억6천만자)을 20년에 걸쳐 ‘한국문집총간’으로 완간함에 따라 온라인 색인검색 시스템을 구축하는 작업인데, 가령 이황의 異稱이 20개가 넘는데 시소러스를 개발하면 연구자의 혼란을 막고 효율적 검색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고문헌 종합목록, 8만6천건 입력 완료

성균관대 대동문화연구원(원장 임형택)에서는 ‘‘경상도단성현호적대장’(총6백7십2만자) 한글·한자 전산화작업’을 2001년부터 2006년까지 5개년에 걸쳐 진행 중이다. 평균 15명의 연구인원이 참여해 17세기 초부터 19세기 말까지 3백년 가까운 시기의 단성현 지역의 호별 인적사항을 정리한다. 현재까지는 각종 고문서를 수집하여 ‘경상도단성현사회자료집’(세권)을 출간했으며 그 결과물인 한글판 CD를 제작하여 발표했다. 이번 사업이 완료되면 국가의 호구정책과 지방통치 및 지방사회구조 변화의 거시적 분석과 가족이나 가계에 대한 미시적 분석도 가능하다. 일정한 틀로 기록돼 통계분석을 위한 계량사료로 활용할 수 있다. 손병규 대동문화연구원 연구교수는 “단성현의 호적이 가장 온전하게 잘 유지돼 있으며, 이 보다 5배가 많은 대구호적을 정리하고 전산화하기 위해 소장처인 규장각과 접촉 중에 있다”라고 전한다.

‘한국고문헌종합목록 연구’는 서울대 한국문화연구소(소장 이태진)와 경북대 영남문화연구원(원장 박성봉)이 2003년부터 공동으로 수행하고 있다. 고문헌의 소재정보를 공유되지 못해 한국학 연구의 혼란을 초래하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연구다. 2차년도의 성과로 용어와 표기형식 등을 통일시켜 고문헌 목록을 입력, 체계적인 교열을 진행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총 8만6천여건을 입력했다. 이후부터는 민간 보유의 미정리 고문헌 목록입력에 초점을 맞춰 답사와 현지조사를 통해 목록을 작성해 나갈 예정이라고 한다.  

신정민 기자 jms@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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