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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영 박사, "두만강과 토문강은 서로 다른강" 주장
박선영 박사, "두만강과 토문강은 서로 다른강" 주장
  • 강성민 기자
  • 승인 2005.08.3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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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측 '국경의정서' 자료에 명시...국경문제 연구 본격화되나

▲박선영 박사 ©
‘토문강’과 ‘두만강’은 서로 다른 강이라는 사실이 국내 학자에 의해 제기돼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26일 박선영 前 포스텍 교수는 중국 길림성 혁명위원회 외사판공실에서 1974년 발간한 ‘중조·중소·중몽·유관조약·협정·의정서회편’이라는 문서에서 중국이 토문강이 두만강과 다른 강으로 기록하고 있다는 점을 제시했다.

이 의정서에 따르면 북한과 중국은 압록강 상류 2천1백52미터 고지의 작은 지류(시령하)와 압록강이 만나는 지점에 1호 대형 팻말을 세운 것을 시작으로 동쪽으로 천지를 지나 두만강 원류인 홍토수가 약류하와 합쳐지는 곳까지 45km 거리에 크고 작은 팻말 28개를 점점이 설치했다.

위의 사진을 보면, 의정서에는 9호와 10호 팻말 사이에 ‘黑石溝’라는 지명이 등장하고 거기에 ‘토문강’이라고 병기돼 있음을 알 수 있다.

박 교수는 이 지점을 북한지도에서 확인한 결과 한 물줄기가 백두산 정계비터 인근을 발원지로 해서 정북동 방향으로 4.5km를 국경을 통과한 뒤 五道白河라는 강과 합류하는 사실을 밝혀냈다. 박 교수는 이를 볼 때 토문강과 두만강은 별개임을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네모 표시가 된 곳에 토문강이라고 적혀있다. 국경계약시 중국이 토문강을 두만강과 별개로 인식하고 있었다는 증거다. ©

이러한 발견은 중국이 토문강과 두만강이 다르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두 강이 사실 같은 강이라는 허위 주장을 해왔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박 교수는 이번 발견을 단순히 중국을 외교적으로 공박하는 자료로 사용하기보다는 그동안 국경문제의 연구가 ‘학술 금지 구역’에서 ‘공개적인 학술토론 가능지역’으로 탈바꿈하는 계기로 작용하길 기대하고 있다.

박 교수는 이런 연구를 토대로 9월 9일 ‘비밀의 해부: 조선과 중국의 비밀 국경 조약 내용 분석을 중심으로’라는 논문을 완성해 발표할 예정이다. 교수신문이 입수한 논문에 따르면 이번 토문강/두만강 발견은 보다 넓은 시야에서 1960년대의 한중 국경조약의 전반적 문제를 짚어보는 자리로 이동할 필요가 있다.

중국은 1960년대 여러 국가와 공개적으로 국경조약을 체결했지만, 조선과는 비밀로 조약을 체결했다.

박 교수가 이 비밀조약서를 확인해본 결과 첫째, “1962년 10월 3일 국경문제 해결을 위한 회담기요를 제외한 모든 이전의 국경관련 문건은 효력을 잃었기 때문에 조선과 중국의 비밀 국경조약의 실체는 국경 의정서의 내용에 의거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압록강-백두산 천지-홍토수-두만강으로 국경을 결정한 사실이다.

셋째, 육지 국경선 뿐만 아니라 강과 바다의 분계선도 결정했으며, 압록강 두만강에 있는 섬과 사주의 귀속도 모두 결정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압록강 유역의 섬과 사주는 총 2백5개이며 조선에 1백27개, 중국에 1백9개가 귀속되었다. 

박 교수는 이번 의정서 내용을 볼 때 중국이 ‘간도’라는 명칭도 사용하고 있음이 확인된다고도 주장했다. 즉, “간도라는 섬은 없고 일본과 한국의 영토적 야심으로 조작된 것”이라는 중국의 주장은 그 기반이 심하게 흔들리게 된 셈이다.

앞으로 박 교수는 “중국이 토문강과 간도라는 명칭을 사용한 이유와 그 배경을 이해할 수 있다면 간도문제와 관련해 새로운 사실을 발견해낼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크다”라고 덧붙였다.
강성민 기자 smkang@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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