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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思想界', '광주민주화운동' 1위...함석헌.김수영.김지하 '영향력 가장 커'
'思想界', '광주민주화운동' 1위...함석헌.김수영.김지하 '영향력 가장 커'
  • 강성민 기자
  • 승인 2005.08.2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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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북60주년 기념 학자 1백명 설문조사: 한국 지성사의 풍경

지난 60년간 학문적으로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친 책, 인물, 사건은 누구일까. 책은 ‘사상계’이며, 인물은 함석헌·김수영·김지하, 사건은 광주민주화운동이었다.

교수신문이 광복 60주년을 맞아 KBS와 공동으로 각 분야별 학자 1백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 사상계는 19명, 함석헌·김수영·김지하는 각각 5명, 광주민주화운동은 14명의 표를 얻었다.


가장 영향력 있는 저술 2위는 맑스의 ‘자본론’을 비롯한 일련의 저술(16명)이었으며, 3위는 잡지 ‘창작과비평’과 리영희의 ‘전환시대의 논리’가 공동으로 올랐다(15명).

‘민족경제론’(박현채, 12명), ‘해방전후사의 인식’(송건회 외, 10명), 푸코의 저술(8명), ‘한국근대문예비평사연구’(김윤식, 7명),  ‘조선후기 농업사 연구’(김용섭, 6명), 잡지 ‘문학과지성’(6명)이 그 뒤를 이었다.

인물로는 철학자 박종홍(4명), 사회학자 김진균(4명), 경제학자 박현채(3명), 문학평론가 백낙청(3명), 이론화학자 이태규(2명), 서양사학자 조의설(2명), 정치학자 최장집(2명)이 영향력이 큰 인물로 드러났다.


이상의 선정을 볼 때 한국 지성사를 이끌어 온 것은 역사와 철학, 문학이 주도해서 한국 지성사를 이끌어왔음이 두드러졌다. 그와 반면 군부독재에 눌려 활성화되지 못했던 사회과학 분야는 그 족적이 뚜렷하지 못했다.

계속된 설문에서 한국 지성의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친 사건으로는 광주민주화운동에 이어 한국 현대사의 굵직한 사건들이 망라되었다.

해방과 분단·건국 그리고 한국전쟁(13명), 유신·긴급조치(13명), 포스트모더니즘의 대두와 확산·논쟁(13명)이 거의 비슷한 비중으로 지식인들의 가치관에 큰 영향을 미쳤고, 4·19혁명(9명), 사회구성체논쟁(8명), 5·16군사쿠데타(8명), 6월 민주항쟁(7명) 등의 혁명공간도 기억의 중심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지난 6·15 남북정상회담(7명)도 분단체제를 내면화하고 있던 지식인의 세계관에 균열을 일으킨 사건으로 지목됐다.


대중적으로 큰 영향을 미친 저술, 인물, 사건을 비롯해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교수신문은 사상과 정치영역을 벗어난 영역에서 한국 지성의 지난 발자취를 돌아보고자 했다. 이 기초자료를 앞으로 하나씩 살펴보는 기획을 해나가려고 한다. 
강성민 기자 smkang@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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