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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실을 찾아서: 임채오 경상대 교수의 식물생화학연구실
연구실을 찾아서: 임채오 경상대 교수의 식물생화학연구실
  • 이민선 기자
  • 승인 2005.07.1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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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전쟁에 나선다"

“김치를 수입해 먹는 현실이지만, 고품질 배추의 종자는 우리가 개발한다.”

임채오 경상대 교수(응용생명과학부)가 이끄는 경상대 식물생화학연구실은 배추연구실이다. 연구대상이 배추인지라 자칫 ‘쉽게’ 생각할 수 있겠지만, 실상 이 연구실은 21세기 식량 및 종자 전쟁을 준비하는 곳이다.

배추는 국내에서 연간 2백40만톤 가량 생산되고 생산규모는 연간 1백억원이 넘는다. 김치산업도 시장규모가 1백억원이 넘어선 지 오래다.

식물생화학연구실은 배추로부터 환경스트레스 생체방어 관련 유전자들을 분리하고 그 기능을 규명하는 연구실이다. 쉽게 말하면 고온, 저온, 가뭄, 홍수, 고염, 중금속오염, 토양오염 등 환경스트레스에 강한 배추 유전자를 찾아내는 게 연구실 존속의 목적이다. 임 교수의 표현을 빌리자면, “추위를 견디는 유채를 시베리아 벌판에 심고, 가뭄에 강한 배추를 중국 사막에 심는 날을 위해” 연구 중이다.


연구는 크게 4단계다. 우선 애기장대·배추 DNA 칩을 제작하고 유전자의 집단적 발현양상을 분석하고, 이를 통해 획득한 생물학적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 한다. 그리고 유전자 발현 분석을 통해 획득한 생체방어 관련 유전자의 기능을 모델 식물을 통해 규명하고, 마지막에는 규명한 유전자 기능정보를 작물의 분자 육종에 적용해 환경스트레스 저항성 우량형질의 형질전환 식물을 개발한다.

임 교수의 개인 연구경력까지 합산한다면 식물생화학연구실의 배추 유전자 연구 연구는 14년째다. 그런 까닭에 임 교수가 이끄는 식물생화학연구실은 현재 배추유전자 연구에서 독보적인 존재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14년의 시간뿐만 아니라, 식물생화학연구실의 갖고 있는 엄청나 ‘무기들’ 때문에 연구실의 입지는 더욱 탄탄하다.

임 교수는 “우리 연구실은 미국 국립보건원이 관리하는 GenBank(국제유전자 D/B기구)에 배추 유전자 1만여개를 등록해놓고 있고, 실제 우리가 획득한 배추 유전자는 5만여개에 달한다”라고 말한다. 즉, 1992년부터 배추를 대상으로 cDNA 프로젝트를 수행해와, 다량의 배추 유전자와 발현유전자조각을 확보하고 있고 축적된 유전자 자원을 사용해 다양한 DNA 칩을 제작할 수 있는 기반이 확보된 것.

임 교수는 “한국이 분자생물학적, 육종학적으로 배추 연구의 종주국임을 세계에 보여주는 데 식물생화학연구실이 있다”라고 말하고, “연구실에서 나오는 기초연구 성과를 농업에 응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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