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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아내, 엄마 지금 트러블을 일으키다
여자, 아내, 엄마 지금 트러블을 일으키다
  • 이지원
  • 승인 2021.10.08 11: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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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리 지음|씽크스마트 | 318쪽

 

왜 그래야 하는데? 

“점검하고 싶지 않다. 무엇이 되어야 한다, 어때야 한다고 환청처럼 들리는 목소리로부터 자유롭고 싶다. 망가지고 싶다. 이기적이고 싶다. 뾰족해지는 나를, 자꾸 어긋나고 싶은 나를, 고스란히 드러내고 싶다. 마음껏 위태로워지고 싶다. 읽는 이를 안심시키기보다 동요시키고 싶다. 정답을 쓰라는 시험지를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싶다.”

무언가를 ‘어떻게 할지’, ‘잘할지’가 아니라 ‘그만두기’, ‘더 하지 않기’를 쓰고 싶다.
기혼여성들에게 요구되는 감정 노동, 가사 노동, 꾸밈 노동, 시간 관리 노동과 같은 추가 노동을 거부해가면서 자기 본위의 삶, 나만의 생활양식을 찾아가는 이야기.

기혼 여성이 페미니즘을 한다는 것은 뭘까. 자신이 선 자리를 지속적으로 흔드는 일. 더없이 친밀해야 할 가족이라는 자리를 껄끄럽게 하는 일. 적당히 포기하며 안주하고 싶은 안락함을 스스로 거부하는 일. 자신의 맨 얼굴을 대면하며 모순과 분열에 수시로 휩싸이는 일이다. 내 삶이 페미니즘으로 인해 더욱 불온해지길 바란다. 페미니즘이 나를 어디로 이끌어갈지 열어둔다. 불편과 불안을 안고 희뿌연 전망 속으로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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