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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 경성 모던라이프
1930 경성 모던라이프
  • 이지원
  • 승인 2021.10.08 11: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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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숙진 지음 | 오숙진 그림 | 이야기나무 | 224쪽

현재와 묘하게 닮아 있는 90년 전의 서울,

1930년대 경성에서는 무슨 일들이 일어났을까? 

 

당시 경성 사계절의 일상에서 벌어진 실제 사건들과 장소들을 

철저히 고증해 8년 동안 쓰고 그린 오숙진 작가의 인생 데뷔작

이 책은 1930년대 전후 일제강점기의 경성을 담은 그래픽 스토리북이다. 

당시의 일상과 사건 사고가 담긴 잡지 〈별건곤〉 등에 소개된 실제 경성의 이야기를 빅데이터로 수집하고, 고품격의 그래픽 작품으로 재현하여 흥미진진하게 엮었다. 근대 도시로 변모해가는 경성의 다채로운 모습을 사계절 풍경 속 구체적인 건물과 장소를 배경으로 아침부터 밤까지의 일상을 실제 사건과 함께 되살려 마치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것 같다.

1930년대 경성의 생활상을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아마도 혼재(混在)가 아닐까. 남대문을 비켜 지나가는 소달구지와 자동차, 두루마기에 맥고모자, 치마저고리에 굽 높은 구두, 신문물이 가져다준 풍요와 여전한 가난. 이렇듯 낡고 오래된 것과 낯설고 새로운 것의 끝없는 충돌이 이 시대 경성인들의 삶을 관통한다. 

그 속에서 사람들은 흥분하고 기대하면서도 때로는 좌절하고 소외감을 느꼈을 것이고, 반성과 자각으로 새로운 시대를 스스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기도 했을 것이다. 

당시 〈별건곤〉에 연재된 소파 방정환 선생의 세태 비평 소설 〈은파리〉를 오마주해 오숙진 작가는 금파리의 눈으로 1930년대 경성의 곳곳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형태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경성을 여행하는 금파리와 함께 경성을 유람한 독자들은 인간 삶의 모습이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이 책을 여행안내서로 삼아 현재까지 그대로 유지, 보존되고 있는 장소들을 둘러보면서 당시 모던 보이, 모던 걸이 되어 그 시대를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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