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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찬의 한자 어원학 산책(6)美
최영찬의 한자 어원학 산책(6)美
  • 최영찬 전북대
  • 승인 2005.06.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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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와 선은 통한다

동양문화에서 가장 아름다운 선은 S곡선이다. S곡선은 조화를 이루면서 살아 움직이고 있는 모습과 부단히 생성변화하고 있는 우주법칙을 상징하고 있는 태극곡선이다. 태극도를 보면 陽의 극단에 陰이, 또 陰의 극단에 陽이 서로 조화를 이루면서 생성변화하고 있는 우주원리를 S곡선으로 표상하고 있다. 그러므로 S곡선은 생명의 활발성과 생성의 연속성을 함축하고 있다.

허리가 잘록한 여인의 몸매는 S곡선을 유지하고 있기에 아름답다. 몸매에 건강한 생명의 조화가 활발하게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S곡선을 그리며 율동을 펼쳐내고 있는 우리의 전통 춤도 아름답다. 손과 손, 발과 발, 상체와 하체 모두가 생성의 연속성을 조화롭게 표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美자가 형성됐던 처음의 의미는 지극히 소박하다. 설문해자에 따르면 美는 달콤하다는 뜻으로 羊자와 大자에서 따온 글자다. 양은 육축 중에서 주로 고기를 공급하기 때문이다.(美甘也, 從羊從大, 羊在六畜主給膳也) 설문해자의 甘에 대한 해석도 美이다. 입에 무엇을 머금은 형상을 그려낸 것이다.(甘美也 從口含一) ‘맛있음’이 美의 의미가 되는 것은 오늘날 까지도 전해져 현재 중국에서 먹어 맛있는 것을 감탄하며 “美!”라고 한다.

어원학적으로 보면 美자는 味覺的 쾌감과 연결된다. 味覺의 쾌감 속에는 이미 美感의 싹이 간직되어 과학적인 인식이나 도덕적인 판단과는 다른 美感만이 가지는 직각적 특성을 드러내고 있다.

갑골문에서 보면, 美자는 양의 뿔이나 머리모양의 장식품으로 아름답게 꾸민 大人을 나타내며 ‘아름답다’, ‘훌륭하다’ 등의 의미를 지니게 된다. 중국 운남지방의 원주민들이 절벽에 그려 놓은 그림에는 갑골문 美자와 동일한 머리장식이 나타난다. 이 그림에서는 사람의 몸을 크게 그릴수록 머리장식도 더욱 풍부하며 작게 그려진 사람은 머리 장식이 전혀 없다. 이것은 곧 머리장식이 사회적 지위를 나타내고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상에서 보면 美자는 맛과 관계된 직각적인 특성의 의미와 양 뿔이나 깃털의 장식으로 표현되는 ‘아름다움’ 그리고 ‘훌륭함’ 등의 의미가 종합되는 글자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후 美자는 善자와 같은 의미를 갖게 된다. 고대 전적 가운데 美자와 善자는 많은 상황에서 동의어로 사용되고 있다. 설문에서도 美는 “양이 큼”에서 따온 것이라고 해석하면서 美와 善은 같은 뜻이다(美與善同意)라고 밝히고 있다.

 
전북대 중국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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