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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대학에 불어닥칠 5가지 변화
코로나19 이후, 대학에 불어닥칠 5가지 변화
  • 정민기
  • 승인 2021.09.20 0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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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서비스 경쟁자 늘고, 스트리밍처럼 ‘개별’ 교육도
가속화된 변화, 고등교육의 대격변기 초래한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코로나19는 기존에 존재했던 대학의 변화를 가속시켰다. 과거로 돌아갈 길은 없다. 이제 고등교육 리더들은 반드시 대학의 변화를 파악해야 한다.”

미국의 고등교육 전문가 아더 레빈(Arthur Levine)은 지난달 25일 미국 고등교육전문지 <더 크로니클 오브 하이어 에듀케이션>을 통해 ‘고등교육이 맞이할 5가지 변화’라는 제목의 기고를 발표했다. 이 글에서 레빈은 코로나19 이후의 대학은 어떤 모습일지 조망한다. 코로나19 이전에도 대학은 조금씩 변하고 있었는데 세계적인 전염병으로 변화가 가속화됐다는 것이 레빈의 분석이다. 그는 총 5가지 변화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소비자인 학생의 눈치보는 대학 

첫째, 앞으로 대학 기관의 통제는 감소하고 소비자의 권한은 증가할 것이다. 레빈은 음악, 영화, 저널리즘과 같은 산업 분야에서 발생한 현상이 대학에서도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화와 디지털화의 영향으로 소비자는 더 다양한 선택지를 갖게 됐고, 기업이 소비자의 입맛에 더 많은 신경을 쓰게 됐다. 레빈은 “이와 똑같은 변화가 현재 고등교육 산업 전반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처럼 개별 소비되는 교육

둘째, 어디서든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사회가 되면서 학생들은 음악이나 영화 산업에 요구했던 것들을 고등교육 산업에서도 요구하게 될 것이다. 레빈은 음악 산업에 디지털화가 불면서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개별적으로 구매 가능한 시스템이 유행한 것처럼 대학에도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이번 코로나19로 온라인 녹화수업으로 전환되자 학생들은 원하는 시간에 편안한 장소에서 수업을 들을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앞으로 대학에 들어올 디지털네이티브 세대는 실제 강의실과 온라인 수업의 질적 차이를 못 느끼는 것도 변화의 큰 동력이다.

“학생들은 대학에 편리함과 서비스, 품질을 요구할 것이다. 또한, 가장 중요한 것은 대학에서 제공하는 교육을 패키지가 아닌 개별 상품으로 구매하기를 원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학생들은 그들이 사용하지 않는 대학 시설에 대해 비용을 지불하기를 원치 않을 것이다. 심지어 그들이 참여하지 않는 총장 선거에도 의문을 품게 될 것이다. 음악 시장으로 비유를 들자면, 그들은 앨범 전체가 아니라 싱글 트랙 하나만을 사고 싶어한다.” 레빈은 1969년 이후 미국 대학 기숙사 이용률은 지속적으로 감소했다며 실제 캠퍼스의 시설과 이벤트를 이용하는 비율은 3분의 1도 안 된다고 덧붙였다.

교육서비스업체 과도한 경쟁…가격은 떨어져

셋째, 더 많은 교육서비스 업체가 경쟁 시장에 들어오면서 교육의 가격이 낮아질 것이다. 레빈은 미국의 온라인 무료 강좌 서비스 코세라(Coursera)를 예로 들며 설명했다. 코세라는 세계 상위권에 속하는 200개가 넘는 대학의 교수진들이 참여하며 다양한 강의를 제공하고 있다. 기업들이 '학위 중심'에서 '능력 중심'으로 변화하면서 코세라 강의는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일례로 구글은 정보기술 인증 프로그램을 코세라를 통해 진행하고 있다. 지정된 수업을 모두 수강하면 회사에서는 대학에서 해당 학과를 수강한 것과 동일하게 인정해준다.

레빈은 코세라가 그저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기업뿐만 아니라 방송국이나 박물관 같은 기관에서도 코세라를 통해 자체적인 교육 과정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등교육에 불어닥친 이슈는 단순히 교육을 제공하는 업체가 많아졌다는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강의의 품질이다. 구글에서 제공하는 49달러짜리 수업과 지역 대학에서 제공하는 5천 달러 수업 중 학생들은 무엇을 선택할까.” 레빈은 특정 분야에 전문화된 기관에서 제공하는 교육에 대학이 밀려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내에서도 온라인으로 교육을 제공하는 여러 기업들이 등장하고 있다. 내년 3월 개교를 앞둔 ‘넥스트챌린지 유니버시티’(NCU)가 대표적이다. ‘한국형 미네르바 스쿨’이라 불리는 NCU는 스타트업을 위한 교육 과정을 제공하고,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교육을 받는다. 강의는 온라인으로 진행되며 졸업 전에 창업해볼 수 있도록 1억 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처럼 다양한 형태의 고등교육 기관이 등장하면서 학생들은 이루고자 하는 바에 따라 학교를 선택할 수 있게 된다.

넷째, 시간 중심의 티칭(teaching)에서 결과 중신인 러닝(learning)으로 바뀔 것이다. 레빈은 “교육에서 중요한 것은 학생이 얼마나 오래 교육을 받는 것이 아니라 교육을 받은 학생이 결과적으로 무엇을 얻어갈 수 있는지”라고 주장했다. 또한 학생의 수준에 맞춤화 교육을 해서 모든 학생이 비슷한 수준의 결과를 내게 하는 것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고 했다. 레빈은 대학들이 결국에는 교육과 결과 중심의 시스템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에서도 이와 같은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고려대는 지난해 7월부터 방대한 수강 이력을 바탕으로 학생들에게 강좌를 추천해주는 AI 선배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처럼 버려지던 데이터를 이용해 학생들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흐름이 앞으로는 더욱 많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학위 대신 능력을 우선시하는 기업

다섯째, 학위 중심의 교육에서 비학위 중심으로 바뀔 것이다. 레빈은 현재까지 대학이 학생들에게 가르쳐왔던 것은 미래에 필요할지도 모르는 지식이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앞으로 더 각광받을 교육은 학생들이 지금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지식이다. 그리고 이런 교육들은 학위 취득과 상관없이 수요가 있을 것이다. 기업에서 채용을 원하기 때문이다. 

학위 졸업장은 ‘취업을 하기 위한 티켓’과 같았다. 하지만 기업들이 변하고 있다. 레빈은 구글, 펭귄램덤하우스, 힐튼, 애플, 노드스톰, IBM과 같은 대기업이 채용시 학위를 요구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며 심지어 빌 게이츠나 마크 저커버그 같은 CEO들도 대학을 졸업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레빈은 위와 같이 5가지 변화를 두고 두 가지를 강조했다. 첫째, 러닝(learning)과 결과에 집중하라. 둘째, 고등교육의 대격변기는 매우 혼란스러울 것이다. 합의를 이끌어 내는 과정은 매우 길 것이다. 레빈은 고등교육 관계자들이 수많은 시도와 토의를 통해 공통된 목표를 찾고 끝없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민기 기자 bonsense@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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