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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찬 교수의 한자 어원학 산책_(5)師
최영찬 교수의 한자 어원학 산책_(5)師
  • 최영찬 전북대
  • 승인 2005.05.17 00: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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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로부터는 생명을 받았으나 스승으로부터는 생명을 보람되게 하기를 배웠다.” 플루타크 영웅전에 나오는 말이다. 당나라 유학자 한퇴지는 경서를 가르치는 스승은 만나기 쉬우나 사람으로 인도하는 스승은 만나기 어렵다고 했다. 타고난 인간의 생명을 보람되게 하는 것은 참된 인간으로 살아가는 일이다. 스승은 단순히 글공부만 시키는 사람이 아니라 보람 있고 참된 인간을 만들고, 아름답고 가치 있는 인생길을 안내하는 자다. 또 어느 곳에서는 스승을 종에다 비유했다. 종을 크게 치면 크게 울리고 작게 치면 작게 울리듯 스승은 종과 같아야 한다(叩之以小者小鳴)는 것이다. 다양한 인격에 대한 다양한 응대, 즉 다양한 교육이 있어야 스승이라고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토록 스승이 된다는 것은 참으로 힘겹고 험난한 일이 아닐 수 없다.

師자는 군대,스승,전문지식인이나 기예인, 또는 周禮에 나온 樂師?卜師와 같은 관리나 長 등의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어원적으로 보면 師자의 최초의 의미는 군대라는 의미다. ‘설문’에서 보면 師자는 두를 ?자와 작은 언덕 퇴자의 회의글자이다. ?자는 ‘돌다’.‘둘레’의 뜻을 갖는 ?자와 같고, 퇴자는 층층이 서로 겹친 계단 모양을 본뜬 것으로 ‘흙더미’,‘쌓다’의 뜻을 갖는 堆자와 같은 글자이니 師자의 본래 의미는 사면에 흙을 쌓아올린 언덕을 가리키는 글자이다. 그리고 이 언덕위에 사람도 살고 군대도 주둔하였던 관계로 중국 주대周代의 군사제도에서 2천 5백인 병사 단위의 군대 이름을 사師라고 했던 것이다(師二千五百人爲師, 從?從 , 四?衆意也). 이것이 바로 오늘날 師團의 유래가 된 것이다.

오늘날까지 師자는 스승이나 관리의 의미로 많이 사용하고 있다. 이것은 스승이나 관리가 많은 사람들을 만나 가르치고 통솔한다는 의미에서 비롯된 것이다. 일찍부터 師자는 儒자와 함께 쓰여졌다. 유학이 주나라 왕실에서 교육을 담당한 관리들에 의해서 창시되었기 때문이다. 주례에 나온 ‘聯師儒’에 대한 鄭玄의 주를 보면 “師儒는 향리에서 육례를 가르치고 부흥시킨 사람이다”(師儒, 鄕里敎興六藝者)라고 했다. 그리고 더욱 구체적으로 師는 덕행으로 가르치는 사람(德行以敎民者)이고 儒는 육예로 가르치는 사람(六藝以敎民者)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스승의 날에 즈음하여 한 번 새겨볼 만한 글자라고 생각된다.

최영찬 / 전북대 중국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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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우 2005-05-23 12:45:03
웹 운영진께 :

앞으로 제목에 밝힌 이 문제가 꼭 시정될 수 있도록 대책마련을 촉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