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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대, 재직 중 사망한 교수 12명 명예교수 추서
충북대, 재직 중 사망한 교수 12명 명예교수 추서
  • 박강수
  • 승인 2021.08.2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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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대, 첫 명예교수 추서제도 실시

충북대 명예교수회가 지난해 제안
거점국립대 명예교수연합회도 '추서제도' 도입 논의

 재직 중 사망한 교수도 명예교수로 인정받은 첫 사례가 나왔다. 충북대(총장 김수갑)는 지난 26일 명예교수 추서제도를 통해 고인이 된 12명의 교수를 명예교수로 추대하고 유족들에게 추서장을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 동안 정년을 채우지 못하고 사망한 교수는 명예교수 추대 대상이 될 수 없었는데, 근거 규정을 신설해 생사여부에 관계없이 대학의 공로자를 기리도록 한 것이다. 대학사회에 명예교수제가 도입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충북대학교(총장 김수갑)는 지난 26일 명예교수 추서제도를 통해 고인이 된 12명의 교수를 명예교수로 추대하였다. 

 추서제도는 충북대 명예교수회 회장인 이융조 명예교수(선사고고학)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이 교수는 22년 전 기억이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번 대상자 중) 임상묵 교수라는 분이 동네 이웃이라 생전에 자주 교류했다. 이 분이 위암으로 투병 중일 때 ‘8월까지만 살아 있으면 명예교수가 될 텐데 안 될 거 같다’는 얘기를 몇 번이나 했다. 결국 5월(1998년)에 돌아가셔서 (명예교수를) 못 했다.” 이 교수는 지난해 6월 명예교수회 회장이 되자마자 김수갑 총장을 찾아가 추서제도를 건의했고 이후 학교는 교무위원회 회의를 거쳐 인사규정을 마련했다.

 명예교수 추대에 대한 사항은 고등교육법 시행령에 교육부령 규칙을 통해 규정돼 있다. 자격 요건이나 절차는 대부분 학칙을 통해 대학이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돼 있다. 충북대의 ‘겸임교원 등 임용에 관한 운영 규정’에 따르면, 명예교수가 되기 위해서는 △전임교원으로 충북대에서 15년 이상 재직하고 △재직기간 중 모범이 될 만한 교육 및 학술 업적을 남겼으며 △중징계 처분을 받거나 교원의 의무, 품위를 해친 일이 없어야 한다. 다만 이 모든 경우를 충족하더라도 고인인 경우는 관련 규정이 없어 대상이 될 수 없었다.

충북대학교 전경
충북대학교 정문 전경

 충북대는 지난해 12월 24일 “재직 중 교원이 자격을 갖춘 경우에는 명예교수로 추서할 수 있다”는 조항을 신설했다. 당시 교무처장으로 인사규정 개정 실무를 총괄한 최영석 충북대병원 병원장은 “65세 정년 이전에 돌아가신 분들 중에 20~30년 근무한 분들도 많다. 돌아가셨다는 이유로 명예교수가 못 된다는 게 안타깝게 생각돼 (이 교수 제안에) 공감했다”면서 “인사규정 개정에 교무위원들도 적극적으로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명예교수 추서 대상이 된 충북대 교수는 12명이다. 임용 이후 불의의 사고나 질병으로 중도 사망하기까지 재직 기간이 15년을 넘긴 교수 중 유족과 연락이 닿지 않거나 전과가 있는 인물을 제외하고 심의를 거쳐 최종 선정했다. 명단은 다음과 같다. 정인상(국어국문학과), 채쾌(생화학과), 장수익(생화학과), 김경표(건축학과), 이재석(토목공학부), 민용규(식품공학과), 김선규(원예과학과), 박원규(목재∙종이과학과), 조항근(국어교육과), 김창범(체육교육과), 임상묵, 이완호(이상 조형예술학과) 등 총 12명이다.

 충북대는 다음달 1일 선정된 교수들의 유족에게 명예교수 추서장을 우편으로 전달할 예정이다. 충북대 명예교수회 사무국장인 박재인 명예교수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현직 교수들의 퇴임식 행사도 치를 수 없는 상황이라 추서장도 비대면으로 전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충북대는 오는 9월 27일 개교 70주년을 맞는다. 이융조 명예교수는 “올해 9월에 개교 70주년 행사를 한다. 이를 기념해 명예교수 추서제도를 전국 최초로 실시하는 것은 큰 자랑”이라고 말했다.

 이융조 명예교수는 “다른 국립·사립대학에도 비슷한 분들이 많을 텐데 추서제도가 확산돼서 그 분들의 업적이 재조명 받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실제 충북대를 비롯해 전남대, 강원대, 경북대 등 9개 거점국립대의 명예교수회 연합체인 거점국립대학명예교수연합회 상임대표인 박돈희 전남대 명예교수는 <교수신문>에 “충북대가 좋은 아이디어를 먼저 제안해 거점국립대학명예교수연합회도 (추서제도 도입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 교수는 “(추서된 교수들은) 함께 일했던 동료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대학에서 교수라는 외로운 길을 간 학자들이다. 불가피한 사고나 질병으로 끊기게 된 그분들 생전의 업적을 복원∙인정하는 제도를 만들어 명예교수가 될 수 있도록 했다는 데 무한한 감회를 느낀다”라고 말했다. 박돈희 상임대표 역시 “(명예교수는) 학과에서도 인품이 좋지 않으면 추대가 잘 안 된다. 추대되는 것만으로 상당히 명예로운 일”이라며 “내년 2월 말 정년퇴임식에 맞춰서 (거점국립대학들도) 사망한 교수를 찾아 추서하는 게 예의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수갑 충북대 총장은 "규정을 개정하고 유가족분들을 찾는 문제가 있었는데 각 학과를 비롯한 구성원들이 모두 취지에 공감해 적극적으로 응해줬다"면서 "정부에도 추서제도가 있듯이 대학도 학문연구와 교육에 헌신하신 분들을 기리는 것이 예우이고 유가족 분들에게도 학교가 기억하고 있다는 마음을 전하고자 했다"라고 추서제도의 의의를 짚었다.

박강수 기자 pps@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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