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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故 임길진 교수의 삶과 학문
특별기고: 故 임길진 교수의 삶과 학문
  • 원제무 한양대
  • 승인 2005.03.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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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계획의 한국적 이론모형 구축

원제무 교수가 지난 9일 미국에서 교통사고로 타계한 故 임길진 미시건주립대 교수를 추모하는 글을 보내왔다. 임길진 교수는 도시계획학 분야 석학으로 노스웨스턴대, 프린스턴대 교수를 역임했고, 지난 2001년 이후 ‘한국부패학회’ 회장, 한경운동연합 공동대표 등으로 활발하게 활동했다. / 편집자주

임 박사님이 떠났다는 흔적은 아무 곳에서도 찾을 수 없다. 그것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 그가 찾았던 고향 산하는 이제 파릇파릇하게 변하는데 더 이상의 가르침과 기대임을 바랄 수  없다. 그것이 우리를 괴롭게 한다. 그와 우리 도시전문가들이 함께 한 지난날들은 이제 추억이 되어가고 있다.


그의 도시계획분야에서의 업적은 실로 눈부시다. 임 박사님의 학문적 족적은 지금 세계적인 파문을 만들고 있다. 미국은 물론 유럽, 아시아, 남미 곳곳의 도시학자와 지인들이 그의 학문적 업적과 인간적 면모를 기리고 음미하고 있다. 그의 도시계획분야의 학문적 동기는 한국을 비롯한 개발도상국가 도시에서의 급격한 도시화가 가져 온 각종 도시문제에 대한 고뇌에서 비롯된다. 개발경제 시대를 거치면서 도시가 난개발, 환경파괴와 얽혀 복잡한 중층지형을 만들어 왔다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그는 서구의 도시계획적 이론들이 추상적인 담론만을 내세워 현실과 유리된 학문으로 전락해 도시계획학의 침체를 초래했다는 반성과 맞닿아 있다. 그리고 계획이 제대로 국가와 도시를 유도하지 못해 도시빈곤이 크게 증가했고, 도시에 불평등이 심화되었으며 이로 말미암아 사회비용이 크게 늘어났다고 주장한다. 도시 분야의 문제들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계획교육이 제대로 서야한다고 하면서 계획분야에서 새로운 학문분야를 도입해야 할 당위성을 피력한다. 이에 임 박사님은 미국과 개발도상국의 계획교육에서 ‘비교개발계획론’, ‘새로운 도시와 지역계획 이론’, ‘계획에서의 협상과 갈등 조정론’, ‘계획과 개발에서 의사결정론’ 등의 실용학문을 도입하여 직접강의하면서 새로운 길을 모색해 왔다.


그는 오래전부터 갈수록 치열해지는 나라간 경쟁에서 이기고 21세기 국가경쟁력을 확보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교육이라고 그의 뜻을 밝혀왔다. 국가와 도시의 발전과 사회후생의 원동력은 국민의 우수한 지력이란 의미이다. 이를 실천하기위해 임박사님은 미국의 계획관련 대학교육협의회(ASCP)에서 주도적으로 미국과 개도국의 개혁과제를 선정하여 교육개혁을 논의하고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고민해왔다.  


임 박사님의 떠남은 우리 도시전문가들에게 깊은 울림으로 다가온다. 환경친화적인 아름다운 생태 국토와 도시는 그가 꿈꾸는 궁극적인 이상향의 세계이다. 그의 염원을 위해 도시 분야의 후학들은 더욱 더 분발할 것이다.


임 박사님을 그리워함은 아픔인줄 알지만 그래도 그를 그리워 할 수밖에 없으니…. 우리 국토와 도시는 영원히 그의 손길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나보다. 도시전문가들 모두는 그를 떠날래야 떠날 수 없다.

원제무 / 한양대·도시공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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