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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봄, 교수 쌈짓돈 모아 제자 위해 장학금…고인 뜻 기려 유족이 기부도
새봄, 교수 쌈짓돈 모아 제자 위해 장학금…고인 뜻 기려 유족이 기부도
  • 김조영혜 기자
  • 승인 2005.03.0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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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 나노과학부 교수진, ‘여성나노과학자 육성장학금’ 등 봇물

새 학기를 맞아 대학가에 교수들의 훈훈한 제자 사랑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일, 이화여대 나노과학부 교수진 22명은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나노과학인의 길을 포기하는 제자들을 위해 쌈짓돈을 모아 2억5천1백20만원의 장학금을 내놓았다. 최진호 석학교수 등은 이 돈을 씨앗돈으로 삼아 매달 월급에서 일정액을 적립, 수년 내 20억원 규모의 ‘여성나노과학자 육성장학금’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기금은 최 교수가 클린에어텍 주식회사 황희철 경영고문으로부터 장학금 2억원을 유치한 것을 계기로 나노과학부 교수진들이 자진해 장학금 기탁 의사를 밝혀와 성사됐다. ‘여성나노과학자 육성장학금’은 내년부터 나노과학부 대학원생들에게 지급된다.

 

최진호 석학교수는 “시절이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도 이공계 여학생들이 석․박사과장까지 경제적 지원을 받아 맘껏 공부하기 어렵다”라며 “정말 뛰어난 제자인데 학자금이 없어 나노과학인의 길을 포기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생각에 스승들이 기꺼이 주머니를 털게 됐다”라고 말했다.

 

전남대는 지난 3일, 심부전증으로 숨진 송태훈 옹의 유지를 기린 유족들로부터 장학금 1억원을 전달받았다. 송 옹은 전남대 병원에 입원해 있던 지난달 25일 “1억원을 기탁할테니 가정환경이 어려운 학생들을 우선적으로 지원해달라”고 의대 교수들에게 당부하고 이번주 중 대학을 직접 방문, 장학금을 기탁할 예정이었으나 지난달 28일 유명을 달리했다. 이에 유족들이 송 옹의 유지를 기린 것. 특히 송 옹은 장학생들이 졸업 후 15년이 지나면 액수에 관계없이 장학사업에 동참해 줄 것을 바래, 고인의 뜻이 릴레이 장학금 사업으로 이어질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서울대 실험실 벤처 1호인 SNU 프리시젼 대표인 박희재 교수(기계항공공학)도 새 학기 시작에 앞서 본인 소유의 주식 10만주를 서울대 공대에 기부했다. 박 교수는 자신의 벤처기업을 코스닥에 등록한 뒤 보유주식 1백만여주 가운데 10%를 공대 교육연구재단에 지원금으로 내놓은 것. 이 주식은 코스닥 종가(1주 8만2백원) 기준으로 환산하면 80여억원에 달한다. 서울대는 박교수가 내놓은 기금을 ‘SNU 프리시젼-박희재 연구기금’을 이름짓고 실험실 연구성과의 국내외 특허 출원 지원금 등 벤처연구 활동에 지원할 계획이다.

 

한편, 상주대는 지난 5일, 날품팔이와 보부상 등으로 평생 모은 전 재산을 장학금으로 기탁하고 유명을 달리한 고 박일분 옹의 1주기 추모행사를 가졌다. 박 할머니는 지난 2001년 상주대에 5억원대의 재산을 장학금으로 기탁했다. 상주대는 지난해 박 할머니가 숨지자 대학교장으로 장례를 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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