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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립목적별 특성화한 美 캘리포니아시스템 주목
설립목적별 특성화한 美 캘리포니아시스템 주목
  • 김봉억 기자
  • 승인 2004.12.2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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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혁신위 ‘대학개혁’모색위한 첫 세미나 열어

대통령자문 교육혁신위원회(위원장 전성은, 이하 교육혁신위)가 내년에 ‘대학개혁’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교육혁신위는 지난 20일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대학교육의 질 향상 방안 모색’이라는 주제로 제1회 교육혁신 국제세미나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날 첫 세미나에서 박도순 교육혁신위 상임위원(고려대 교육학과)은 “2005년에는 대학운영과 지배구조 등 ‘대학개혁’ 프로그램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에는 처음으로 미국대학 사례를 다뤘고, 이후에는 유럽지역 대학과 일본, 중국, 동남아 등 아시아지역 대학의 사례를 살펴볼 예정이다. 

 

교육혁신위는 해외 사례를 통해 세계 우수대학들의 운영체제를 살피는 한편, 내년 하반기중에 국립대 운영체제 개편, 교육․학습 평가체제 개선, 대학원 연구 활성화 등의 내용을 담은 ‘대학개혁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총장, 교수, 교육부 관계자 등 1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세미나에서는 국립대 운영체제와 관련, ‘미국 주립대 시스템’에 대해 마샤 박사(캘리포니아 주립대학 시스템 부총장보)의 발제와 토론에 관심이 모아졌다. 

 

대학간 국제비교에서 탁월한 성적을 내고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소재한 대학들의 경쟁력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마샤박사는 연구, 교육, 산업인력 공급 등 설립목적별로 대학을 특성화하고 이에 따라 차별화된 대학운영체제를 마련한 점을 먼저 꼽았다. 

 

마샤 박사는 “지난 1960년 종합계획을 수립, 상호 유사한 학과를 가지고 경쟁하던 대학들을 설립 목적에 따라 캘리포니아 대학시스템(UC),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시스템(CSU), 커뮤니티 칼리지 시스템(CCC)으로 특성화 해 운영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세 유형 모두 연구, 교육, 사회봉사라는 대학의 기본 임무를 수행하고 있지만 각 유형마다 기능과 역할이 다르다.

 

UC는 연구활동을 주목적으로 기초 및 응용연구, 박사학위 과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CSU는 경제 및 산업활동에 참여할 인재양성을 주된 목적으로 응용연구 및 석사과정, 협동 박사학위과정을 두고 있다. 무엇보다 ‘교육’에 초점을 맞췄다. CCC는 산업인력 공급 및 4년제 대학 편입과정 교육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CSU와 CCC가 주정부 예산에 크게 기대고 있는 반면, UC계열은 외부 프로젝트 유치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도 큰 차이점으로 나타났다. 

 

박부권 동국대 교수(교육학과)는 “세 유형이 유기적으로 결합돼 있고, 대학이 고교교육과도 연계돼 있다”라며 “수월성과 질, 교육의 기회균등을 동시에 달성하고 있는 것을 보면 놀랍다”라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마샤 박사는 “1960년에 캘리포니아는 급성장하고 있었고, 고등교육에 대한 변화 요구도 많았다. 학생도 많고, 교수도 많았기 때문에 보조를 맞추기가 힘들었다”면서 “처음엔 갈등이 많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고교와의 협력도 중요하게 다뤘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캘리포니아 시스템은 지난 1960년 캘리포니아주 의회가 추진한 마스터 플랜에 의해 이뤄졌다. 주정부가 대학운영에 개입하기 위해 시스템을 만든 것은 캘리포니아주가 처음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마스터 플랜이 추진된 배경은 대학마다 비슷한 설립목적을 갖고 무한 경쟁을 벌이는 비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해서였다. 교육중심인지, 연구중심인지 지향점을 명확히 밝히지 못하고 ‘연구중심’에 집찹하고 있는 한국 대학의 현실에서 주목할 만하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는 미국 고등교육연구회 회장을 역임한 보덴 박사(퍼듀대 부총장보)도 초청돼 ‘미국 대학교육의 질 관리 시스템’에 대해 발표하고 네가지 평가방법과 다양한 평가 기준에 대해 소개했다. 

김봉억 기자 bong@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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