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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경제학 수상자 스티글리츠 “페북은 인스타 내놔야 한다”
노벨경제학 수상자 스티글리츠 “페북은 인스타 내놔야 한다”
  • 정민기
  • 승인 2021.06.11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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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만 시대의 자본주의 | 조지프 스티글리츠 지음 | 박세연 옮김 | 열린책들 | 464쪽
시대 뒤처진 독점 규제법, 사실상 무용지물
美 대기업, 지적 재산권 무기 삼아 시장 독차지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미국의 경제학자 조지프 스티글리츠는 미국 사회에 존재하는 ‘불평등’에 대해 꾸준히 비판해온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전작 『거대한 불평등』과 『불평등의 대가』에서 스티글리츠는 미국 사회에 불평등이 얼마나 심각한지 다양한 수치로 보여주고, 불평등이 경제 성장에 어떻게 악영향을 미치는지 보였다.

지난달 25일에 출간된 이 책은 미국에서 2019년 4월에 출간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한창 기후문제가 가짜 뉴스라고 주장하면서 전 세계로부터 비난을 받았던 시기였다. 이 책은 트럼프 정부의 잘못된 행보를 적나라하게 비난하는 책이다. 뒤집어 말하면, 바이든 정부가 풀어야 할 숙제라고 볼 수도 있다.

스티글리츠는 미국식 시장 경제가 실패했다고 주장한다. 그 원인은 바로 독점과 착취로 발생하는 경제 침체와 불평등 심화다. 

지난 30년 간 미국은 착취와 억압을 통해 가난한 사람들의 돈이 부자들에게 돌아가는데 더 용이해지도록 정책을 펴왔다. 스티글리츠는 임대 사업과 독점 기업의 횡포를 주요한 예시로 든다. 땅을 기반으로 임대료를 벌어들이는 사업은 어떠한 상품도 생산되지 않는다. 단지 세입자가 집주인에게 돈을 지불하면서 자본의 이동이 발생할 뿐이다. 

기업의 독점도 마찬가지다. 스티글리츠는 미국의 휴대폰 요금이 터무니 없이 비싸면서 품질은 안 좋은 이유가 독점 때문이라고 한다. 활발한 경쟁이 안 벌어질 경우 기업은 품질 개선에 투자를 안 하고 가격을 높인다. 그렇게 해도 고객을 잃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독점을 통해 기업이 벌어들인 돈은 진정한 국부의 원천이 아니라 부의 이동이다. 새로운 상품이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러한 부의 이동이 미국 사회 전체 경제의 파이를 축소할 뿐만 아니라 불평등을 심화한다는 것이다. 책에서 스티글리치가 인용한 옥스팜의 논문에 따르면 “미국에서 가장 부유한 세 사람인 제프 베조스, 빌 게이츠, 워런 버핏의 자산을 합치면 미국 인구 하위 절반의 자산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다.”더 충격적인 사실은 미국에서 신생 기업의 비중이 스페인, 스웨덴, 독일, 브라질보다 훨씬 낮다는 것이다. 이미 거대 기업으로 성장한 페이스북, 아마존, 구글은 가능성이 보이는 신생 기업에게 거액의 합병 제의를 한다. 신생 기업을 이끄는 젊은 기업가는 아무리 사업에 대한 열정이 크더라도 이 제안을 거절하기 힘들다. 구글이나 페이스북이 구축해 놓은 독점 생태계에서 살아남기 힘들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지적 재산권을 둘러싼 문제는 신생 기업의 골치아픈 걸림돌 중 하나다. 기업이 신제품을 개발할 때 의도치 않게 다른 기업의 특허를 침범할 가능성은 무척 다분하다. 특허의 종류가 너무 많고, 이를 일일이 다 고려해가면서 신제품을 만들기란 대기업이 아니고선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기업들은 종종 특허권을 물물교환하듯 거래할 수 있기 때문에 격차는 더욱 벌어진다. 신생 기업은 자칫하면 특허권을 침해해서 대기업으로부터 거액의 소송을 당할 경우 신제품은 물론 회사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스티글리치(사진)는 경제학 이론에서 전제하는 '시장의 완정성'이 정보의 비대칭성을 간과하고 있다는 연구 성과로 2001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다. 사진=위키피디아
스티글리치(사진)는 경제학 이론에서 전제하는 '시장의 완정성'이 정보의 비대칭성을 간과하고 있다는 연구 성과로 2001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다. 사진=위키피디아

미국의 독점 규제법 역시 빠르게 변하는 기술과 산업의 변화를 못 따라가고 있다. 게다가 시카고학파 경제학자들이 “독점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은 혁신을 자극하고 소비자 복지를 높일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사법부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그 결과 독점 금지법은 힘을 잃고 과중한 입증 부담을 져야만 성립되게끔 바뀌었다.

스티글리츠는 “페이스북이 인스타그램과 왓츠앱을 매각하도록 해야 할 것인지 고려해야 할 시점이다”라고 말한다. 바이든 정부는 지난 3월 빅테크 기업의 반독점 경계를 주창한 리나 칸 콜롬비아대 교수(법학)를 미국 연방통상위원회(FTC) 위원으로 임명했다. 스티글리츠가 낸 숙제를 미국은 잘 풀어내갈 수 있을 것인가. 향후 4년 간 전세계가 면밀히 주시해 봐야 할 핵심 화두가 아닐 수 없다. 

정민기 기자 bonsense@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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