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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전문가 3인이 제안하는 학사관리 엄정화의 조건
교육전문가 3인이 제안하는 학사관리 엄정화의 조건
  • 이민선 기자
  • 승인 2004.12.20 00: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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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일 한국해양대 교수(교직과정)

“대학서열 없어져야…”
PISA 2003년 결과가 증명하듯 15세 한국 학생들의 읽기와 문제해결력은 뛰어나다. 하지만 이러한 학생들이 대학 4년을 거치는 동안 외국 대학의 학생들에 비해 발전이 더딘 것은 학사관리로 표현되는 한국 대학교육이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대학의 엄격한 학사관리만으로는 학생의 발전을 담보해내지 못한다. 대학서열화 체제 때문이다.
보통 교사의 ‘학생에 대한 기대’와 ‘학생 스스로의 자기 긍정감’이 학생의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그런데 한국의 대다수 학생들은 서열화된 체제에서 수도권 대학에 진입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열패감을 갖고 시작한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는 아무리 학생들에게 혹독하게 공부를 시키고 경쟁을 시킨다고 해도 실패할 확률이 더 크다. 교육적인 경쟁이 될 수 있는 틀을 만들어야 한다. 소위 비명문대에서 공부하더라도 학생 개인의 발전이 가능하고, 이것이 사회적 성공으로 연결된다는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김경근 전북대 교수(사회교육학과)

“졸업정원제 재도입 필요”
근본적으로는 대학서열 문제가 해결돼야 하지만 입학정원을 개방하면서 동시에 졸업정원제도를 다시 도입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학 4년의 성취도로 사회에서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이와 같은 엄격한 제도가 필요하다. 프랑스 대학이 고등학교에 비해 찬밥신세를 면치 못하면서도 대학 졸업생들의 학력수준이 일정 수준이상을 담보하는 것은 졸업하기 어렵도록 엄격하게 학사관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처럼 쉽게 입학하고 어렵게 졸업할 경우 대학의 인적?물적 자원의 부족으로 대학교육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고 보는데 그렇지 않다. 대학교육의 질을 담보하는 것은 시설이나 교육 1인당 학생수가 아니라 학생들의 성취동기가 생기도록 교수와 대학이 얼마만큼 추동하느냐에 달려 있다. 더욱이 한국의 대학시설은 프랑스보다 낫다. 대학 개방을 해도 프랑스처럼 열악한 환경이 되지 않을 것이다.

 

◆김경근 고려대 교수(교육학과)

“교수의 긴장감과 열정 필요”
익히 알다시피 상대평가제는 전반적으로 학생들이 열심히 하거나, 학업성취가 뛰어나서 C학점 또는 D학점을 주지 못함에도 기계적으로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을 초래하기도 한다.
하지만 일반적인 기준으로 볼 때 상대평가제를 실시하는 경우 교수가 ‘적당히’ 가르치고, 학생이 대충 배우는 현상을 방지할 수 있다. 보통 교수가 대충 수업을 준비하면 학점을 후하게 줄 수밖에 없는데, 상대평가제를 실시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학생들도 열심히 하고, 그만큼 평가요소가 관심 사항이 돼서 교수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학사관리를 강화한다는 것은 원칙적으로 학생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학생에게 무언가를 요구하는 것만큼 교수에게도 긴장감과 도덕성이 요구된다. 절대평가든, 상대평가이든 운영주체인 교수의 문제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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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호 2005-02-09 11:04:26
국립대학은 국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대학이다. 비록 학생들이 무상으로 교육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국립대학이기 때문에 학비면에서 학생들이 누리는 혜택은 요즘같은 경기침체에는 고아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대학 교육의 공공재로서 가치는 바로 국립대 교육에서 실현될 수 있는 것이다. 국가가 필요로 하는 고등교육 인력을 스스로 길러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립대학의 성격과 학사 관리도 국익을 고려한 것이어야 한다. 영리와 고유한 교육 이념이나 색깔을 가진 사립대학과는 다른 국가가 하지 않으면 누구도 하지 않을 것에 대한 학문적 교육적 육성과 함께 엄정한 학사관리를 통해 국민 혈세를 낭비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