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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의 최전선
박물관의 최전선
  • 이지원
  • 승인 2021.06.04 10: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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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희 지음 | 빨간소금 | 316쪽

오랫동안 신라 금관은 머리에 쓴 것으로 알려졌다. 또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믿었다. 과연 그럴까? 저자는 이한상 선생의 연구를 빌어, ‘머리에 쓴 것이 아니라 죽은 자의 얼굴에 씌운 마스크’라는 의견을 제시한다. 그리고 이를 증명하기 위해 황남대총 북분의 금관과 같은 크기와 모양으로 종이관을 만들어 목에 두르고 얼굴을 덮었다. 그럴싸했다. 

김정호의 대동여지도는 22권의 접는 책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는 흔히 교과서나 박물관에서 그 가운데 몇 권을 볼 뿐이다. ‘만약 대동여지도 전체를 직접 보면 어떤 기분이 들까?’라는 궁금증이 저자를 대동여지도 손수 만들기로 이끌었다. 대동여지도 영인본을 실물 크기에 맞춰 복사하고 두꺼운 종이에 덧붙인 뒤 이 종이들을 이어 붙였다.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크기였다. 놀라운 건 크기뿐만이 아니었다. 온 국토가 살아있는 것처럼 꿈틀거리는, 지도를 뛰어넘은 거대한 예술 작품이었다. 

저자는 박물관 큐레이터에서 역사와 유물 이야기꾼으로, 이제는 박물관 연구자로 자신을 바꿔왔다. 박물관을 둘러싼 환경 변화에 발맞춰 박물관의 최전선을 지켜온 저자가 차원이 다른 박물관 이야기를 들려준다. 30대를 온전히 보낸 호림박물관, 문턱이 닳게 드나든 국립중앙박물관을 비롯한 전국의 박물관과 경주 대릉원 같은 유적지까지, 그의 발길이 닿은 것들의 정수를 이 책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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