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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학문교류 이끌었던 日소장학자 부고에 추모물결
한•일 학문교류 이끌었던 日소장학자 부고에 추모물결
  • 김조영혜 기자
  • 승인 2004.12.0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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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수들, 나카무라 후쿠지 교수에 “간 이식 돕겠다” 나서기도

한•일간 학문적 교류에 왕성한 활동을 보였던 일본 소장학자의 죽음에 한국의 교수들이 애도하고 있다.

 

지난달 20일 제주 4•3항쟁 등 한국의 근현대사를 연구해왔던 나카무라 후쿠지 교수(58세•일본 리츠메이칸대 국제관계학)가 지병인 간암으로 유명을 달리했다. 그의 부고가 알려지자 정해구 성공회대 교수(정치외교학)와 조은 동국대 교수(사회학), 양현아 서울대 교수(법학) 등은 장례식을 치루기 위해 다른 일정을 취소하고 일본으로 향하는 등 애도의 뜻을 표하고 있다. 특히 평소 친분이 두터웠던 몇몇 교수들은 나카무라 교수의 소생을 위해 간이식을 자청했던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나카무라 교수는 간이식을 위해 한국에 왔다 이식이 불가능할 정도로 간암이 악화돼 있다는 판정을 받고 일본으로 돌아간 지 보름 만에 세상을 떠났다. 나카무라 교수는 일본 근현대사 등 장서 3만5천여권을 성공회대에 기증하기로 유언을 남기기도 했다.

 

나카무라 교수와 한국의 사회과학 학자들의 인연은, 일본경제사를 전공한 나카무라 교수가 해방 후 한국근현대사에 관심을 가지면서 시작됐다. 나카무라 교수는 1997년 최장집 고려대 교수(정치학)의 ‘한국민주주의의 조건과 전망’을 비롯해 ‘현대 한국정치의 구조와 변화’, ‘한국민주주의 이론’ 등을 번역했다. 또한 제주 4•3 항쟁과 관련해 재일교포 작가인 김석범의 ‘화산도’에 대한 평론집을 일본과 한국에서 발간하고 최근에는 조은 동국대 교수의 ‘침묵으로 지은 집’을 번역하기도 했다. 나카무라 교수는 학술활동 뿐만 아니라 재일교포 지위향상과 한국의 민주화운동에도 깊은 관심을 가져 김남주 시인에 관한 글을 발표하기도 했다.

 

나카무라 교수는 1946년 일본 오사카에서 출생, 오타루 상과대학을 졸업하고 도호쿠대 박사과정을 수료한 후 리츠메이칸대 국제관계학부 교수로 재직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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