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 지음 | 동인 | 166쪽
이 책『귀로 듣는 셰익스피어 이야기』의 내용은 배우들의 낭송으로도 들을 수 있다. 이 책의 원고를 쓰고 녹음한 동기는 두 가지였다.
첫 번째는 당대의 극장은 벌거벗은 빈 무대로서 볼거리를 제공하기보다는 배우의 대사가 가장 큰 몫을 했던 곳으로서 관객은 보러가기보다는 들으러 극장에 갔다. 따라서 시각장애인도 책읽기의 과정 없이 충분히 귀를 통해 셰익스피어를 누리고 즐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또 한 가지는 셰익스피어가 극을 통해 보여주고 있는 인생에 대한 비전은 다분히 역설적이다. 이 역설을 몸소 구현하는 그를 통해 많은 고통을 안고 살아가는, 혹은 퇴로가 전혀 없어 보이는 고난의 상황 한 복판에선 인간들이 구원의 가능성을 목격하고 깨닫고 체험하게 해주는 점이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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