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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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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철규 기자
  • 승인 2004.11.2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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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합관리자로서의 국가 위상 재정립해야

▲'주식회사 한국의 구조조정, 무엇이 문제인가'(신장섭·장하준 지음, 장진호 옮김, 창비 刊, 2004, 264쪽) ©

1997년 금융 위기와 이후 구조조정 과정을 겪으면서 대체전략 추진을 핵심으로 하는 전통적인 한국 경제모델(‘주식회사 한국’)이 어떻게 ‘잘 못’ 관리돼 왔는지를 검토하고 있다.

저자들은 금융 위기가 90년대 금융자유화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국가의 책임에 기인한다고 진단한다. 영미식 경제 시스템의 무비판적 이식을 지양하고, 전통적 경제체제의 장점을 바탕으로 경제 관리자로서의 국가의 역할을 재활성화하고 기업 그룹화의 장점을 활용하자는 것이 결론이다.

 

 * 위기의 美 헌정체제 해부

▲미국헌법과 민주주의(로버트 달 지음, 박상훈·박수형 옮김, 후마니타스 刊, 2004, 288쪽) ©

대통령 선거제도를 둘러싼 논쟁이 벌어지고, 동전 던지기로 시장이 선출되는 미국 상황을 감안한다면, ‘미국의 헌정체제는 과연 민주적인가?’라는 이 책의 원제는 이미 두 가지 결론을 제시하고 있다. 미국의 헌정체제는 결코 민주적이지 않다는 것과 헌정체제는 민주주의라는 목적에 종속돼야 하는 하나의 수단이라는 것.

해방 이후 미국식 민주주의의 외형만을 이식했던 과거와 헌정 체제를 둘러싼 극심한 사회적 분열을 겪고 있는 오늘의 한국 사회가 경청할 만한 논의를 담고 있다. 

 

 * ‘우연’이 만들어낸 존재에 대한 찬미

▲생명, 그 경이로움에 대하여(스티븐 제이 굴드 지음, 김동광 옮김, 경문사 刊, 2004, 528쪽) ©

다양한 생물종들이 폭발적으로 진화했다가 소멸한 ‘캄브리아기 폭발’에서 남겨진 ‘버제스 혈암’을 둘러싸고 전개된 고생물학자들의 다양한 해석을 분석하며 생명과 진화를 이야기한다.

‘우연성’을 강조하는 굴드의 진화론은 환원가능성과 필연적 진보를 바탕으로 하는 ‘과학적 방법론’을 ‘신화’로 깎아 내리며, 세상을 인식하는 방법론으로 내러티브를 등장시킨다. 미래에 대한 섣부른 낙관을 경계하는 굴드가 남긴 것은 현존재 그 자체가 지니는 우연적 경이로움에 대한 찬사다.

 

최철규 기자 hisfuf@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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