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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 ‘노동자’의 이름 되새겼으면”
“교수 ‘노동자’의 이름 되새겼으면”
  • 김조영혜 기자
  • 승인 2004.11.1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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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노조 지난 10일 3주년 기념식 치러

▲교수노조 3주년 기념식은 비가 오는 열린시민공원에서 치러졌다. © 김조영혜 기자
가을비가 내린 지난 10일, 광화문 열린시민공원에서는 교수노조 3주년 기념 ‘교수노동기본권 쟁취 결의대회’가 열렸다.

 

이날은 교수노조를 비롯한 한국비정규직교수노조, 전문대학교수협의회 등 교수단체와 직원, 학생들이 지난 3일부터 천막을 치고 벌여왔던 ‘교육개혁과 대학민주화를 위한 대학주체 총력투쟁’을 정리하는 날이기도 했다. 

 

하얀색 비옷을 입은 20여명의 교수들은 ‘교수노동권 쟁취’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비속에서 결의문을 낭독했다. 이날 오전, 전경들에 의해 천막이 뜯긴 뒤라 교수들의 표정은 굳어 있었다.

 

황상익 교수노조 위원장(서울대 의학과)은 “생일을 맞은 교수노조가 지난 8일 동안 지켜왔던 보금자리인 천막을 뺏기고 초라하게 비속에 서 있다”라며 기념사를 시작했다. 황 위원장은 “지난 2일은 영국의 교수노조가 창립 1백주년을 맞는 날이었는데, 이보다 백년이나 뒤진 우리는 여전히 교수 노동자로서의 삶을 보장받지 못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도지호 교수가 흰 천 가방 속에서 들어가 땅바닥을 구르는 퍼포먼스를 보이고 있다. © 김조영혜 기자
이날, 도지호 교수노조 조직실장(김천대학 회화과)은 대학개혁과 교수노동권 쟁취를 주제로 퍼포먼스를 벌였다. 반백의 도 교수가 흰 천 가방 속에 몸을 구겨 넣고 땅바닥을 구르다, ‘대학주체 총력투쟁’이라고 쓰인 커다란 걸개 위로 올라선 것. 퍼포먼스를 마치고 비에 흠뻑 젖은 도 교수는 “대학개혁을 막는 불합리한 요소들을 죄다 벗어버리고 교수, 직원, 학생 대학 3주체들이 모여 투쟁으로 개혁을 쟁취해야 한다”라며 결의를 다졌다. 

 

교수노조가 주축이 된 이번 대학주체 총력투쟁은 교수, 직원, 학생 등 대학교육의 3주체가 처음으로 연대해 벌이는 교육개혁 투쟁이었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았다.

 

박거용 교수노조 부위원장(상명대 영어교육과)은 “총력투쟁은 오늘로 끝이지만, 대학개혁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끝까지 자리를 지킨 몇몇 교수들과 함께 광화문을 등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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