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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시간은 공평할까
우리의 시간은 공평할까
  • 교수신문
  • 승인 2021.05.14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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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광 지음 | 씽크스마트 | 224쪽

우리에게 온전히 자유로운 시간을 허하라

“모두에게 주어진 시간은 공평하니까.”
우리가 아무렇지도 않게 입에 담는 이 말. 어느 시대, 어느 사회를 불문하고 진리인 것처럼만 여겨진다. 일을 목전에 두고 우리는 버릇처럼 말한다. “주어진 시간은 똑같잖아.”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이 진리의 파급력은 실로 엄청나다. ‘모두에게 시간은 공평하다’는 문장은 ‘그러니 노력한 만큼 성과를 얻을 수 있다’와 연결되며, 곧 ‘그렇기 때문에 세상은 공정하다’, 나아가 ‘네가 그에 상응하는 성과를 얻지 못하는 것은 네가 게을렀기 때문이다’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실제로도 많은 사람들이 타인의 ‘게으름’을 비난하기 위해 ‘시간은 공평하다’는 명제를 끌고 들어오기도 한다. 하루 스물네 시간, 일주일 칠 일, 한 달 삼십 일, 일 년 삼백육십오 일. 모두에게 흘러가는 동일한 시간. 그런데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 정말로 우리는 똑같은 시간을 누리고 있는 것일까? 정말로, 정말로 시간은 공평할까?

『우리의 시간은 공평할까』는 한국 사회를 당연하게 지배하고 있는 명제에 의문을 던진다. 이 책의 저자 양승광은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같을지 몰라도 우리가 ‘누리는’ 시간은 공평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내가 결정할 수 없는 출생의 운(luck)이 우리가 마음껏 누려야 할 삶의 시간을 불평등하게 만들었으며, 이 사회는 운(luck)에는 눈감은 채 자유와 공정만을 강조하여 그 불평등을 제도화시켜버렸다고 고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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