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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해부학 전통과 제중원 해부학 교과서
동아시아 해부학 전통과 제중원 해부학 교과서
  • 김재호
  • 승인 2021.04.23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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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학교 의학사연구소 엮음 | 272쪽|역사공간
한글이란 문자 체계의 관점에서 조명한 동아시아 각국의 해부학 비교연구

이 책은 2018년 연세대학교 의학사연구소와 국립한글박물관이 공동으로 개최한 학술행사에서 ‘동아시아의 해부학 전통과 수용’을 주제로 발표된 논문을 모아 펴낸 것이다. 한글박물관이 그간 제중원에서 발간한 한글 해부학 교과서 세 권에 대한 해제와 자료화 작업을 마무리하고 그 연장선상에서 기획한 전시회 ‘나는 몸이로소이다’와 함께 이루어진 것으로 동아시아 각국의 해부학 수용이란 주제로 동아시아 각국의 비교연구와 특히 한글이란 문자체계의 관점에서 조명하였다. 

김대기는 <전근대 중국의 해부와 신체관>이라는 주제로 고대부터 청대까지로 한정하여 각종 서적에 그려진 신체도와 이를 통한 해부학적 인식의 변화를 살펴보고, 명말 청초 이후 서양 해부학이 중국에 수용되는 과정을 다루었다. 미헬–자이쓰 볼프강(Wolfgang Michel–Zaitsu)은 <‘내경(內景)’을 탐구하다 : 『해체신서』와 그 전사(前史)>를 통해 17–18세기 초 일본 의학의 토착적 발전, 외국의 영향, 다양한 의학적·비의학적 상호작용을 통해 인간의 신체에 대한 새로운 시각, 해부, 그리고 그 결과 유럽의 해부학 서적이 번역되는 데에 이르게 되었음을 제시하였다. 김성수의 <일본의 해부학 수용 초기의 특성: 『해체신서』와 『중정해체신서』에 나타난 세계와 인체>에서는 감각에 해당하는 시청각론, 감각의 구성과 인식작용의 주체에 대한 심장·뇌 인식론, 일본과 중국 그리고 서양 간 세계관의 변화라는 측면을 통해 서양과 서양학문에 대한 인식의 변화상과 해부학 전래로 달라지는 인체론을 중심으로 서술하였다. 신규환은 <식민지 체질인류학적 해부학 지식의 지적 계보: 생체계측학적 연구방법론을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구보 다케시(久保武)의 후속 세대들이 구보의 연구 성과를 어떻게 평가하고 발전시켜 나갔는지, 그리고 어떤 성과와 한계를 갖고 있었는지를 밝혔다. 이기복의 <동아시아 의학사 연구방법론에 대한 비판적 시론 : 해부학 관련 역사서술을 중심으로>는 이항논법으로 대표되는 부류의 서사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그 근저에 깔린 전제를 짚어보고, 의학사 및 이를 포괄하는 과학기술사 분야의 연구방법론에 대한 최근의 성찰적 논의를 간략히 검토하였다.

김영수는 <일본의 해부학 서적 번역과 한말 해부학 교과서>에서 번역어의 선정과 교과서 출간을 위해 참고한 『실용해부학』이 일본 해부학사에서 갖는 의미와 『해부학』의 번역 배경과 그 의미를 알아보면서 『해부학』이 한국의 해부학 용어 성립에 미친 영향과 동아시아적인 맥락에서 의학용어의 도입을 어떻게 풀어낼 수 있을지에 대한 가능성을 짚어보았다. 고은숙은 <최초의 한글 해부학 교과서 『해부학』(1906)의 서지와 번역 특성 고찰>에서 제중원 『해부학』(1906)의 새로운 특성을 밝히기 위해 『해부학』 권1~3을 이마다의 『실용해부학』, 의학교의 『해부학』과 면밀히 비교하여 전반적인 특성을 다루었다. 여인석은 <제중원 의학 교과서의 의학사적 의미>라는 주제로 제중원의학교와 그 졸업생들을 통해 이루어진 서양의학의 주체적 수용 과정을 의학 교과서의 번역과 출판을 중심으로 다루었다. 

이상 8건의 글을 통해 동아시아 각국의 비교연구에 대한 논의를 살펴보고 제중원의 한글 해부학 교과서에 대한 심도 깊은 이해가 가능할 것이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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