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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가스, 소금처럼 지나치면 기후재앙
온실가스, 소금처럼 지나치면 기후재앙
  • 김재호
  • 승인 2021.04.06 08: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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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책_『과학 산책, 자연과학의 변주곡』 교양과학연구회 지음 | 청아출판사 | 448쪽

대기 중에 114년이나 머무는 아산화질소
QR코드로 동영상 학습과 연습문제 부록

지난해 11월 30일에 나온 이 책은 벌써 초판 2쇄를 발행했다. 한국교양기초교육원의 지원을 받아 교양과학연구회에서 집필한 이 책은 ‘과학’과 함께 하는 인류의 삶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서문에서 “과학이 인류에게 중요한 가치를 발휘하기 시작한 것은 17세기 뉴턴의 과학혁명 이후이다‘라면서 ”문과와 이과를 망라한 모든 학생에게 과학의 참모습을 보여 주고, 과학적 소양을 기를 수 있도록 하고자 집필되었다“고 그 배경을 밝혔다.  

비대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끊임 없이 쏟아지는 과학기사들을 과학적 사고로 이해하고, 해석할 줄 알아야 한다. 무엇, 무엇이 좋더라는 얘기만 믿고 소비하거나 응했다가는 큰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그래서 이 책은 ‘과학의 본성’을 1장으로 시작했다. 과학적 소양은 전 지구적 차원의 문제 해결에서도 분명 중요하다. 학교 안에서만 과학을 학습하는 게 아니라 일상과 문화의 차원에서 과학을 익히고, 실천해야 한다. 

과학적 방법은 검증 가능성과 직결된다. 과학은 엄밀성과 보편성에 의해 재현이 가능하다. 책은 과학적 방법을 △해결 가능한 질문 만들기 △검증 가능한 모델 만들기 △연구를 계획하고 수행하기 △자료를 논리적으로 설명하기 △수학과 컴퓨팅 사고력 이용하기 △정확한 통계 사용하기로 설명했다. 뜨끔했던 건 언론과 사이비과학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이란 표현으로 거짓말 혹은 왜곡한다는 지적이다. 미디어에서 가장 흔하게 통계를 왜곡하는 건 x축 y축의 그래프에서 y축 아랫부분을 삭제하는 것이다. 그러면 확대해석해서 보고 싶은, 기사로 쓰고 싶은 부분만 드러난다. 

지구로 들어오는 에너지와 나가는 에너지는 평형을 이룬다. 이 그림을 좀 더 쉽게 이해하려면, 다음 문장을 참고하면 된다. “에너지를 흡수한 온실가스는 주변에 있는 질소나 산소와 격렬하게 충돌하면서 에너지를 계속 공급하고, 결국에는 전체 공기가 더워진다.”(298∼300쪽) 이미지=청아출판사

y축을 잘라내는 통계의 왜곡

5장은 ‘우리가 발을 딛고 사는 지구에 대한 설명’이다. 오늘도 미세먼지가 ‘매우 나쁨’이라 하늘이 뿌옇다. 기후변화는 일상을 바꾸고 있다. 2절 ‘인류가 바꾸는 지구의 위험한 환경’을 보면, 기후는 날씨의 통계, 기압이나 기온, 강수량 등에 통계로부터 인류가 알아낸 개념이다. 통계에는 평균과 편차, 최고치와 최저치, 누적량과 빈도 등의 자료가 들어간다. 날씨는 기분에 따라 바뀌고, 기후는 성품과 같은 정체성으로 쉽고 비유적으로 설명된다. 

여기서 눈여겨볼 건 바로 ‘온실 효과와 온실가스의 구분’이다. 일반적으로 온실가스는 기후변화의 주범으로 간주된다. 책을 통해 배운 건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온실가스가 지구 전체의 평균 기온을 15도로 유지시켜 준다는 것이다. 만약 온실가스가 없었다면 지구 전체 평균 기온은 영하 15였을 거라고 하니, 상상만 해도 무섭다. 

6천도인 태양열은 지구 전체 표면으로 평균 70%만 흡수된다. 지구 표면은 태양 에너지를 다시 방출하는데, 그 안에서 이산화탄소, 메테인, 아산화질소 등 온실가스가 방출되는 적외선 에너지의 대부분을 흡수한다. 공기의 약 99%를 차지하는 질소와 산소는 적외선을 흡수하지 않기 때문에 온실가스가 아니다. 책은 “지구의 기후를 좌우하는 가장 큰 요인은 ‘지면의 햇빛 흡수율’과 ‘대기 중 온실가스 함유량’이다”라고 밝혔다. 

수증기는 온실가스가 아니다

그렇다면 공기 중 수증기는 왜 온실가스가 아닐까? 수증기는 양의 되먹임과 음의 되먹임 효과로 기온을 안정된 평형 상태에 이르게 한다. 한창 더울 때 비가 와서 잠시 식거나 습한 기운이 많아지는 현상들이 왜 그런지 이제 조금 알 것 같다.   

하지만 인류가 만들어낸 이산화탄소나 메테인, 아산화질소는 온실가스 효과를 가중시켜 기후변화를 초래한다. 책에선 온실가스를 ‘소금’에 비유했다. 과도하면 전 지구적 차원에서 기후재앙이 되는 것이다. 산업혁명 이후, 이산화탄소는 46%, 메테인은 157%, 아산화질소는 약 22% 증가했다. 아산화질소는 대기 중에 114년이나 머무른다고 하니, 무섭다. 

 

책에는 QR코드로 <BBC> 등 관련 동영상이 소개돼 있어 읽는 재미를 더한다. 각 장이 끝나면 연습문제가 부록으로 들어가 있고, 문제에 난이도까지 체크돼 있다. 『과학 산책, 자연과학의 변주곡』는 기자든 교수든, 학생이든, 일반 직장인든 두고두고 볼만한 책이다. 이 책은 자신이 모르는 교양과학 분야를 확인하고 학습해볼 수 있는 전문 교양과학서이다. 즉, 미시세계부터 거시세계, 더 나아가 과학의 본질과 과학적 방법, 미래를 선도하는 최첨단 기술까지 아우른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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