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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론 : 과도한 ‘적대감’이 낳은 단순화의 오류
반론 : 과도한 ‘적대감’이 낳은 단순화의 오류
  • 박재묵 충남대
  • 승인 2004.08.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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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욱희 박사의 서평을 읽고

박재묵 / 충남대 환경사회학

우선 ‘우리 눈으로 보는 환경사회학’에 관심을 보여준 데 대해 감사를 드린다. 또한 이 책의 편집을 담당했던 사람으로서 이 책의 출판 의도에 주목해준 데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사실 집필자들은 물론 편집을 맡았던 본인조차도 환경 문제에 대한 학회 차원의 조망이 ‘전례’가 없는 일인 줄은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서평의 전반적인 논조는 매우 비판적이다. 독자들의 올바른 이해를 돕기 위해 평자의 비판에 대한 소회를 간략하게 정리해 보고자 한다. 비판은 크게 세 가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첫 번째 비판은 책의 기획 의도가 제대로 관철되지 않았다는 점에 관한 것이다. 평자는 필자들이 “한국적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한국의 자료를 사용한 환경사회학 저술을 기획”했지만, 다른 나라의 환경문제와 사례가 “보다 풍부히 소개”됨으로써 본래의 기획 의도가 “적지 않게 손상됐다”고 비판했다. 전반적으로 올바른 지적이라 생각한다. 기획 의도가 철저히 관철되기에는 우리나라 환경 문제에 대한 사회학적 연구가 아직 부족한 상태에 있음을 실감한 바 있다. 다만, 이 책의 가장 중요한 집필 의도 중의 하나가 환경사회학 교재를 마련하는 것이었다는 점과 몇 개의 장(2장, 이론과 쟁점 및 11장, 녹색정치와 지구적 거버넌스)은 주제의 성격상 전지구적 차원의 논의가 중심이 될 수밖에 없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할 것이다.

두 번째 비판은 우리나라 사례들이 “지나치게 서술적”이거나 “피상적”으로 다뤄지고 있다는 점에 관한 것이다. 한 마디로 이 지적은 수용하기 어렵다. 우선 앞에서도 언급한 바 있듯이, 이 책은 기본적으로 교재의 성격을 지녔기 때문에, 각 장의 주제와 관련된 개념, 이론 및 문제를 소개하는 데 역점이 두어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이 “피상적”으로 이뤄졌다는 것은 지나친 폄하가 아닐까 생각한다. 또한 피상적 서술의 대표적인 예로 인구와 자원 문제를 다룬 4장과 에너지 문제를 다룬 5장을 든 것은 더욱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다. 편집자는 이 두 개의 장이 다른 어떤 장에 비해서도 정통하면서도 독특한 이론적 관점에서 쓰여진 손색없는 부분이라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세 번째 비판은 필자들이 생태주의에 “몰입” 또는 “경도”돼 환경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는 데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우선 평자가 우려하듯이 필자들이 모두 생태주의에 “경도”되지 않았음을 지적하고자 한다. 책의 편집을 맡았던 본인은 오히려 필자들이 생태주의적 관점을 일관성 있게 견지하지 못한 것이 이 책의 한계라고 생각해 왔는데, 평자는 문제를 거꾸로 보고 있다. 주목되는 것은 평자가 이 부분에서 보여주는 생태주의에 대한 과도한 ‘적대감’이다. 이러한 ‘적대감’ 때문에 평자는 많은 것을 지나치게 단순화시키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생태주의는 빛바랜 관점이고, 따라서 이러한 생태주의에 기반을 둘 경우, 환경운동도 환경사회학도 쇠퇴하고 만다는 평자의 주장은 지나치게 거친 명제다.

평자의 관심에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린다. 평자와 독자의 더 많은 질정이 있기를 기대한다.

필자는 서울대에서 ‘지역 반핵운동과 주민 참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참여정부의 지속가능발전 철학과 정책', ‘새만금간척사업과 지역사회 변동', ‘지역간 민간교류의 확대 방안' 등의 논문이, ‘제3세계와한국의 사회학' 등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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