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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를 준비하는 교수들
강의를 준비하는 교수들
  • 이민선 기자
  • 승인 2004.08.05 00: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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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에도 강의 준비는 계속된다


가만히 앉아 있어도 닷 말의 땀이 흘러내린다. 시원한 계곡물과 바다가 그립다. 일상의 답답함을 털어내고 싶은 유혹이 가득하다. 하지만 그래도 강의 준비는 계속돼야 한다. 준비하고, 고민한 만큼 학생들의 '지적 성장'이라는 풍성한 결실을 맺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여름휴가가 절정인 요즘, 연구실에서 강의 준비를 하며 폭염에 맞서는 교수들은 무엇을 준비하고 있을까. 초보교수부터 베테랑 교수까지 아홉명의 교수의 강의준비를 엿봤다.


▲김명선 성신여대 교수(심리학과)
첫 대학원 수업, 원서 훑으며 분량 점검
“대학원 강의를 처음 맡아 준비 중이다. 인지기능을 다루는 ‘인지신경학’인데 원서를 훑어보며 한 번의 수업에서 소화할 수 있는 분량을 점검하고 있다. 방학 직후부터 학교에 나와 계속 이 작업을 하고 있다. 또 지난 학기 학부 수업인 ‘인지심리학’의 경우 96명이 수강하는 대형수업이었는데 OHP를 사용했었다. 이번 학기에는 파워포인트를 통해 수업을 해볼 생각으로 파워포인트 자료를 만들고 있다.”


▲김진영 부산대 교수(정치학과)
시사적인 국제 이슈 찾아 삼만리
“학부 수업으로 ‘국제정치학’을 강의한다. 일단 교과서로 쓸 만한 좋은 교재를 찾고 있다. 국내 저자가 집필한 책도 찾고 있지만 해외 학자들이 저술한 책을 더욱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 또 수업 중에 다룰 만한 시사적인 국제 이슈를 저널 등을 통해 확인하고 있다. 이라크 전쟁, 미국 대통령 선거 판세, 미국사회에서 부시정책에 대한 논의, 세계 경제 등을 수업 중에 다루려고 한다.”


▲안재현 충남대 교수(수학과)
억양과 판서를 고민하는 초보교수
“수학 같은 경우 수업이 전통적인 방법으로 이루어진다. 교재와 칠판을 중심으로 말이다. 공대처럼 프리젠테이션을 하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별 다를 것 없이 강의 노트를 정리하고 있다. 또 수업 시간의 억양과 판서를 어떻게 해야 할지도 고민 중이다. 지난 학기 처음 강의를 담당해 학생들의 반응을 살피며 수업을 하지 못하기도 했다. 이번 학기에는 그 점에 유의하며 수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오장미경 성공회대 교수(사회학과)
새로운 시각의 페미니즘 소개 준비
“2학기에 ‘페미니즘 이론’, ‘질적방법론’을 담당한다. 특히 ‘페미니즘 이론’ 강좌에서는 기존의 페미니즘과 다른 접근 방식을 소개하려고 한다. 그 일환으로 그간 페미니즘에서 조명되지 않았던 내용들, 예를 들어 ‘공간’의 문제를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또 외국 페미니즘 관련 저자를 소개하는 것에서 벗어나 국내 저자를 소개하기 위해 관련 자료를 읽고 있다.”


▲이강옥 영남대 교수(국문학과)
수업에서 다룰 작품과 연구논문 읽는데 주력
“박사과정생 대상 수업인 ‘한국고전산문’을 맡았다. 한글소설, 한문소설 등 광범위한 영역 중에서 수업에서 다룰만한 작품과 반드시 읽어야 하는 최근 연구논문을 고르고 있다. 내 전공이 ‘야담’이기도 해서 수업내용의 하나로 이를 포함시켜 강의할 계획도 잡았다. 박사과정이 개설된 지 얼마 안돼 신경을 쓰고 있다. 학부 대상 수업인 ‘한국고전문학사’에서는, 원문 번역에 충실한 것에서 ‘고전 다시 쓰기’로 변화하는 북한의 ‘고전’ 개념을 어떻게 이해할지 강의할 예정이다.”


▲이건일 경북대 교수(전자전기컴퓨터학부)
학생들에게 뜯어 보여줄, 일제 HDTV·HDVCR 구입
“‘비디오 공학Ⅰ’에 이어 ‘비디오 공학Ⅱ’를 강의한다. '비디오 공학Ⅱ'에서는 텔레비전과 VTR 등을 다루는 데 새로운 제품 실물을 보여주고 원리를 설명한다. 이를 위해 일본산 HDVCR 두 대(캠코더, 벤치타입)를 구입했다. 학생들 앞에서 제품을 뜯어 보여주기 위해서다. 매 학기 학생들에게 나눠주는 보충교재에는 HDTV와 HDVCR 작동 원리를 설명하는 자료를 담았다. 또 실물을 보여줄 수 없거나, 보여줘도 소용없는 내용을 설명하기 위해서 지난 학기에 이어 ‘비디오 교재’를 제작할 계획이다.”


▲이윤희 고려대 교수(물리학과)
파워포인트 수업의 문제점 해결에 골몰
“다음 학기 학부 수업은 ‘기초물리’와 ‘현대 물리’를 맡았는데 특별히 보완하거나 첨가할 내용은 없다. 다만 지난 학기 파워포인트를 이용한 영상강의를 하면서 생겨난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고민 중이다. 보통 파워포인트로 강의를 하면 학생들의 반응을 살펴가며 수업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고, 학생들의 이해도도 높아 보인다. 하지만 학생들의 이해도가 실제 문제를 풀 수 있는 능력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예컨대 미분 문제를 화면에서 풀이과정을 보고 이해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 풀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고 있다.”


▲정성기 경남대 교수(경제학과)
‘생활과 밀접한 경제’ 알려주려 교재 집필 중
“‘생활경제’라는 강좌를 하게 됐다. 1학년 대상의 기존의 ‘경제원론’이 너무 고답적이고 틀에 박혀 있다는 생각이 들어 ‘생활경제’라는 강좌를 개설했다. 실생활과 공부가 따로 떨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을 학생들에게 보여주려고 한다. 이를 위해 동료 교수들과 함께 ‘생활 경제’ 교재를 집필 중이다. 또 전공 과목인 ‘경제학사’를 맡았다. 보통 서양의 고전학파, 마르크스와 케인즈학파의 학문적 동향을 강의한다. 이번 학기에는 그러한 서양중심적이고 근대적인 경제학사를 뛰어 넘어 다양한 경제학을 소개하려고 한다. 불교 경제학·신유교 경제학 등을 소개해 학생들의 지적영역을 넓혀 주려고 계획하고 있다.”


▲최혜영 전남대 교수(사학과)
생생한 느낌 전달하기 위해 유럽 유적 답사
“‘서양중세사’를 가르칠 예정이다. 프랑스?독일 중심의 역사를 다룬다. 그런데 내 전공이 서양 고대사, 특히 그리스 쪽이어서 서양 역사에 등장하는 몇몇 지역은 찾아가 봤지만, 대부분의 지역은 책을 통해서만 접했다. 그래서 3년 전부터 부탁받은 번역작업과 논문이 완성되면 프랑스와 독일 지역 답사를 갈 계획이다. 강의 시간에 학생들에게 해 줄 말이 하나라도 더 늘어나고, 그 지역의 생생한 느낌까지 전달할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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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사 2004-08-08 10:17:31
교수님들, 너무나 부럽습니다.
올 여름은 유난히 더 더운 것 같네요. 나만 그런가.
여름나기가 갈수록 힘이 드는 건
나이 먹는 탓인가....
혼자만 강의 준비하지 마시고
같이 준비하면 어떨까요....
교수님들 신경좀 써주세요. 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