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희 지음 | 소명출판 | 582쪽
이 책이 던지는 질문은 이를테면 이런 것이다. 공연을 위해 거쳐야 하는 행정 절차는 그냥 ‘절차’이기만 할까. 세금은 냈을까. 조세제도와 흥행장은 어떤 관계일까. 악명 높다던 식민지검열이 잘라낸 것은 해방이 되면 언제든지 복구될 수 있을까. 그게 아니라면 그 ‘퇴적물’은 과연 어떤 것일까. 극장의 9할 이상이 일본인 소유라니 너무 비정상적이지 않은가. 전시통제의 경험에서 어둠을 거둬내면 무엇이 있을까. 그리고 그 모든 제도의 압력에서 뜻밖의 결과가 만들어지거나, 그 덕분에 생성된 상상력과 실천이 있지 않을까.
연극을 비중 있게 다루면서 때로는 신문만평까지 아우르는, 띄엄띄엄 읽는 식민지시기 공연예술의 역사지만, 제도와 공연예술의 관계를 재인식하는 유용한 안내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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