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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대회 참관기: 한국사회학회 전기사회학대회
학술대회 참관기: 한국사회학회 전기사회학대회
  • 이기홍 한림대
  • 승인 2004.06.3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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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식 제3의 길 제안...사회의 복잡화 강조

한국사회학회(회장: 김두식 대구대 사회학과 교수)는6월 18~19일 이틀간 경북대학교 사회과학관에서 한국학술진흥재단 후원으로 2004년도 전기사회학대회를 열었다. 1백20여명의 사회학자들이 발표하고 외국학자 등 사회학계 외의 학자들을 포함해 3백여명이 참석한 이번 대회에서는 정보사회, 과학기술, 환경, NGO와 시민사회 등 상시 열리는 20여개의 분과 발표회 외에 4개의 집담회('한국사회의 변화와 제3의 길', '네트워크 사회의 도래와 한국사회', '고학력 여성과 일', '진보와 보수의 지역정치') 및 2개의 대학원생 발표회도 조직됐다. 특히 올해는 장소를 제공한 경북대 사회학과가 창설 50주년을 맞는 한국사회학사의 매우 뜻깊은 해이기도 하다.

최근의 사회현상 충분히 다뤄

이번 학술대회는 한마디로 논문들의 '행진'이었다. 양적으로도 그렇지만, 우리 사회의 최근 현상과 병리적 측면에 대한 발빠른 대응을 군데군데 찾아볼 수 있었다. 첫날 제3분과에서 박창호 숭실대 교수가 '사이버세계의 합리성과 자유의 의미'를 통해 사이버 공간에서의 제대로 된 소통을 위한 개념적 기초를 논의했고, 민경배 경희사이버대 교수의 '사이버공간의 논객과 폐인에 대한 사회학적 고찰'이라는 발표도 주목을 끌었다.
천선영 경북대 교수의 '공개고백성사의 시대', 한상진 서울대 교수의 '탈인습적 세대의 형성과 분화에 관한 중간고찰: 30대 중민집단과 디지털 세대 특성의 비교 연구'도 최근 요동치는 세대담론과 맞물려 성찰해볼 수 있는 흥미로운 '사색의 지점'을 제공하는 듯했다. 과학기술에 대한 사회학도 시도됐는데, '이공계 위기론'이 쟁점이었다. '이공계 위기론이 위기를 맞고 있다: 이공계 위기의 재해석과 엔지니어의 자기성찰', '과학자사회 규범구조의 변화: 과학의 상업화 영향을 중심으로'에서 보듯 최근 과열된 이공계 위기론을 냉정하게 가라앉히면서, 과학의 사회적 콘텍스트에 객관적 접근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새로웠다.
한상진 교수는 집담회 '한국사회의 변화와 제3의 길' 주제발표에서 좌파 또는 중도좌파인 유럽식 제3의 길이 한국에 모방 적용돼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며, 남북통일, 흑백논리의 초월, 노사협력의 제도화, 빈부격차의 완화, 여권의 신장 등을 다각적으로 지향하는 한국식 제3의 길을 제안해 토론의 쟁점이 되기도 했다.

'신상관주의적 지역연결망' 토론 활발

김문조 고려대 교수는 집담회 '네트워크 사회의 도래와 한국사회'에서 현재의 개혁 과업은 지식정보혁명에의 대응과 장기간의 중앙집권주의-권위주의의 극복이라는 두 축으로 정리된다며, 구시대적 성장지상주의를
초월하는 사회 발전을 위한 새로운 거대전략은 상이한 다자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여러 가용한 자원을 엮어내는 신상관주의적 지역연결망(neo-relational regional network)의 형성 및 개발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논지를 펴 주목을 끌었다. 이 집담회에서는 '네트워크 사회의 구조', '네트워크사회의 도전과 지식기업', '신경제와 기업구조변화', '사회적 자본과 지역혁신' 등의 글이 발표돼 '연줄망' 분석의 현실적용이 본격화하고 있음을 알게 했다.
참석한 한 원로사회학자는 "이번 대회에서처럼 정열적인 학자들이 계속 재생산되는 한 한국 사회과학의 미래는 밝다"며 한국 사회과학의 앞날을 우려하는 일각의 인식을 질타했다. 8백쪽에 달하는 발표문집을 정독하던 한 중진사회학자는 ?초여름에 열리는 전기사회학대회가 이렇게 성황을 이룬 적은 지난 20년래 처음?이라며 함박웃음을 짓기도 했다. 과학기술분과에서 발표한 한 소장학자는 "21세기 한국의 문예부흥은 한국 사회학이 이끌 것"이라며, 정보통신 등 기술의 발전이 진행될수록 더욱 복잡화하는 사회 구조 및 문화에 대한 사회학적 인식 역시 더욱 대중화돼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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