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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것부터 하나씩…안전관리 겸직 아쉬워"
"작은 것부터 하나씩…안전관리 겸직 아쉬워"
  • 김봉억 기자
  • 승인 2004.06.2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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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숙명여대, 실험실 안전 '표준화'

숙명여대는 최근 작지만 소중한 실천을 일궈냈다. 화공약품이나 고전압, 가스 등 위험물을 다루는 실험이 다른 남녀공학 대학에 비해 많지는 않지만 '기본적인' 안전관리체계를 마련했다.

▲실험실의 가스보관 장소, 시약장 등에는 이같은 '경고스티커'가 붙어 있다. © 김봉억 기자
우선 실험실마다 위험물의 분류와 관리방법을 통일화 시켰다. 해당 실험실을 이용하지 않는 다른 사람이 들어가도 이곳에 지도교수에 따라 실험실 환경이 '천태만상'이던 것을 '표준화'한 것이다.

 

가스는 크게 세가지로 나눠 보관한다. 질소같이 흔히 쓰이는 가스는 쉽게 쓸 수 있도록 노출돼 있지만 고정벨트로 묶어 놨고, 수소를 20%이상 함유한 가스통은 가스경보기가 설치된 방에다 보관한다. 아세틸렌같이 폭발성이 강한 가스는 건물외부에 따로 환기가 잘되는 보관장소를 만들어 놓고 보관하며 가스관을 따로 빼내 실험실과 연결해 놓았다.

▲실험에 사용하는 가스는 모두 '고정벨트'로 묶어 놓았다. © 김봉억 기자

▲독극물은 6가지 종류로 나눠 처리한다. © 김봉억 기자
실험실 폐기물 관리도 개선했다. 독극물을 버리는 곳이 따로 마련이 돼 있었고, 수도관도 따로 설치가 돼 있어 독극물 종류에 따라 용기에 담도록 했다. 용기에는 '폐액분류표'를 붙여 독극물의 종류를 표시해 두고, 누가 언제 어디서 사용했는지 알 수 있도록 해 뒀고, 연락처도 기재토록 해 만일의 사고에 대처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숙명여대가 이같이 실험실 안전을 위해 개선조치를 취한 것은 지난 해 9월 획득한 ISO14001 환경인증을 준비하면서 부터다. 대학 전체적으로 환경실태를 점검하면서 실험실 폐기물과 위험물 관리 방법, 체계도 함께 개선했다. 전문적인 '안전관리'체계를 세운 것은 아니지만 실험실별로 알아서 조치하던 것을 대학이 나서 기본적인 조치를 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그러나 개선과제도 많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안전관리 담당자는 안전관리 문제가 여전히 부수적인 일로 치부되고 있는 현실을 꼽는다. 안전관리자가 있지만 겸직을 하고 있는 것. 안전관리 업무만으로도 부족한 상황인데 인력충원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안전시설과 전문적인 안전 관리·감독체계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는 숙명여대만의 과제는 아니다.

"어느 대학이나 조금만 신경쓰면 모두 할 수 있는 일입니다. 한꺼번에 안전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하나씩 작은 것부터 개선해 나가면 실험실 환경도 더 안전해 질 수 있을 겁니다." 공동기기실의 김미향 연구원은 '안전관리자'가 겸직이 아닌 전문적인 인력이 담당하는 것이 첫 번째 실천과제라고 강조했다.
김봉억 기자 bong@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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