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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라니냐와 북극 진동이 한파의 원인
[이슈] 라니냐와 북극 진동이 한파의 원인
  • 김재호
  • 승인 2021.01.18 16: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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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발 한파, 지구 온난화의 역설

북극의 얼음 면적과
해빙 두께가 영향끼쳐
한파 때문에 미세먼지는 줄어

올 겨울도 유난하다. 작년 겨울은 겨울 답지 않게 너무 따뜻한 것이 문제였다면 올해는 너무 추워서 문제다. 2020년 12월부터 2021년 1월 현재까지 거의 매주 3∼4일에 걸친 한파가 주기적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이때마다 전국적으로 예사롭지 않은 추위가 찾아오고 있다. 1월 8일 서울의 아침 최저 기온은 영하 18도를 기록하였으며, 남부 지역까지 한파 주의보가 발효되었다.

통상 한반도에 북풍 계열의 바람이 많이 불어 들면 북쪽의 한기가 한반도로 자주 유입되어 추운 겨울을 맞게 된다. 북쪽의 공기는 차가운 대신 수증기를 많이 머금고 있지 않아 강우 및 강설량은 적은 경향이 있는데, 올해 겨울은 추우면서도 유독 서해안에 인접한 지역을 중심으로 강설량도 많은 편이라 불편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예상치 못했던 많은 양의 강설량으로 인해 많은 시민들이 출퇴근 대란을 겪었으며 배송 대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겨울철 추위 강도를 결정짓는 몇 가지 잘 알려진 요소들이 있는데, 그 중 하나는 라니냐의 발생 여부이다. 라니냐는 열대 지역 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평소보다 0.5℃ 이상 낮은 상태가 6개월 이상 지속할 때를 의미하며, 엘니뇨의 반대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라니냐는 전 지구적 이상 기후의 원인이 되는데, 일본 동쪽 북서태평양에는 저기압을 유도하여 우리 나라에 북풍 계열의 바람을 자주 유발, 추운 겨울을 유도하는 경향이 있다. 

천리안2A 기상위성이 촬영한 한반도는 북극발 한파로 곳곳이 하얗게 변했다. 사진 = 연합뉴스

라니냐가 한파 유도해

더 주목할 요인은 북극의 기후 변동이다. 그 중 하나는 북극 진동(Arctic Oscillation)인데, 북극 진동이 음의 위상을 가질때 북극은 고기압, 중위도에는 저기압이 위치하게 되는데, 이는 중위도 제트 기류의 강도를 약화시키게 된다. 

통상 제트 기류는 북극의 한기가 한반도로 유입되는 것을 막아주는 바람 막의 역할을 하는데, 제트 기류가 약해지면 북극의 한기가 한반도로 자주 유입될 수 있는 상황이 연출된다. 또 다른 북극발 요인은 북극의 얼음 면적이다. 북극에는 통상 해빙이라고 불리는 바다 위의 얼음이 존재하는데, 북극 해빙의 면적이 평소에 비해 줄어들면 해양에서 대기로 많은 에너지가 공급되면서 우랄 서쪽 지역에 대기 흐름이 정체되는 블로킹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우랄 지역의 블로킹은 시베리아 지역에 정체 고기압을 유도한다. 이는 한반도에 북풍을 유발하여 한파 발생의 원인이 된다.

북극발 요인은 최근 들어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는 기후 변화로 인해 북극 해빙의 두께가 상대적으로 얇아지면서 해빙의 변동폭이 증가하고, 해양에서 대기로 전달할 수 있는 에너지양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또한, 기후 변화로 인해 일어나는 온도 상승은 극지역에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는데(극증폭 현상, polar amplification), 이는 제트 기류의 강도를 약화시켜 북극발한파의 빈도를 증가시킨다. 즉, 기후변화로 인해 유도되는 북극 온도 상승이 한반도의 북극발 한파의 발생빈도를 증가시키는 것이다. 소위 ‘지구 온난화의 역설’ 이다.

북극 해빙 감소의 예측

올 겨울 이 난리가 날 것을 기상청은 미리 알았을까? 예측과 원인 진단 모두 어느 정도 정확했다고 할 수 있다. 2020년 11월 당시 기상청 기후예측과 에서 발표한 2020‧21년 겨울철 전망에 따르면 라니냐 발생 및 북극 해빙의 기록적 감소로 인해 2021년 12월과 1월에 특히 한반도 기온 하강 가능성이 많을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까지의 겨울철 상황에 거의 근접한 예측 결과를 도출해 내었다고 할 수 있다. 이는 라니냐 발달과 북극 해빙 감소의 성공적인 예측과 전 지구 기후 요소들과 한반도 기후 간 관련성에 대한 학계의 지속적인 연구, 기상청의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이 있었던 덕분이다.

기상청의 정확한 장기 예측 생산에대해 국민들이 조금은 응원해 주면 좋을 텐데, 올 겨울 추위에 대한 수많은 기사들 중에 기상청 장기 예보의 정확도에 대한 언급은 많이 없는 것 같아 조금 아쉽다.

기상청 장기 예보의 정확도

기록적인 강추위와 강설에도 좋은 점이 있을까? 아이들이야 눈이 오면 눈썰매도 타고, 눈사람도 만들고 하니 많이 내리면 내릴수록 좋을 게 눈이지만, 어른들 입장에서는 내일 출퇴근은 또 얼마나 걸릴지, 계량기나 수도가 동파 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더 크니 딱히 좋은 점이 과연 있을까 의아해 할 것이다. 하지만 강추위가 오면서 미세먼지 얘기는 쏙 들어갔으니 그것만큼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 좋은 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통상 미세먼지 농도가 상대적으로 가장 높은 계절은 봄철이지만, 겨울철도 미세먼지 걱정으로 마음 놓을 수 없는 계절이다. 우리나라는 편서풍대에 놓여있어 중국발 미세먼지로부터 자유롭지 못한데, 북풍이 강하게 부는 경우 한파와 함께 중국발 미세먼지 유입 정도는 상대적으로 낮아지게 된다. 또한, 북풍이 강하게 부는 경우에는 강한 바람으로 인해 대기의 흐름이 빨라져 국내발 미세먼지도 빠르게 해소되는 경우가 많다.

한반도 겨울철 온도는 앞서 언급한 요소들 외의 다른 요소들에 의해서도 결정되곤 한다. 얽히고 섥혀 있는 다양한 기후 요소간의 관련성을 밝히고 작동 원리를 이해하는 것이 학계의 역할이며, 이를 현업에 활용하여 올바른 대국민 서비스를 하는 것이 기상청의 역할이다.

그런 면에서 올 겨울 예측은 학계와 기상청이 만들어낸 쓸만한 예측 시스템의 합작품이라고 얘기할 수 있겠다. 필자도 작년 10월경 몇 번의 공식적인 자리에서 올겨울 라니냐 발생과 함께 추운 겨울을 예측해 왔던 터라 몸은 춥지만 마음만은 따뜻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아직 갈 길이 멀고, 연구하면서도 가끔은 이게 가능한 일인가 싶기도 하지만, 예측 정확도 향상을 위한 연구를 멈출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함유근 전남대 교수·해양학과

서울대에서 대기과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현재 인공지능을 이용한 기후예측 기법을 개발하고 있다. 함 교수는 2020년도 차세대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신입 회원으로 선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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