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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모던'을 한눈에
일본의 '모던'을 한눈에
  • 강성민 기자
  • 승인 2004.05.2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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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책 : 근대 일본을 조명한 두 권의 책

『근대 일본』

(이안 부루마 지음, 최은봉 옮김, 을유문화사 刊, 2004, 188쪽)

『일본 근대의 풍경』

(유모토 고이치 지음, 연구공간 수유 + 너머 옮김, 그린비, 646쪽)

동아시아 3국의 근대를 비교 연구하는 움직임이 무르익는 가운데, 일본의 근대를 독특하게 조명하고 있는 두 권의 책이 나왔다. 지난 2월에 출간된 '일본 근대의 풍경'과 5월에 나온 '근대 일본'이 그것이다.

'근대 일본'은 네덜란드 출신 언론인이자 작가인 이안 부르마가 1853년에서 1964년까지를 일본의 근대로 설정하고, 그 사이에 일본이 어떤 경로를 거쳐 근대를 완성해 갔는지를 압축적이면서도 근사하게 드러내고 있다. 이 책이 일본의 근대를 다룬 선행연구들과 구별되는 점은 질문의 독특함이다. 저자는 이 책 전체를 통해 "왜 근대 일본이 지적인 면이나 문화적인 면에서 독특한 활기를 지니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보다 더 개방적이고, 좀더 민주주의적이며, 코스모폴리탄의 정치 질서를 발전시키지 못했는가" 하는 문제를 추적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저자는 일본이 전통적 방식을 포기하고 근대 세계로 들어서는, 약 한 세기에 걸쳐 겪는 놀라운 일들, 그리고 승리와 패배의 경험 및 그 결과를 잘 포착하고 있다. 입헌 정부의 시행에서 부딪히는 난관, 戰前의 군부의 영향력, 전후 경제 성장에서의 관료집단의 역할에 주목하면서, 일본의 현재와 과거를 긴밀하게 잇는 연계성을 설명한다.

또한 저자는 책의 평면감을 극복하기 위해 중국과 독일과 비교연구해 부피감을 더하고 있다. 저자의 결론, 즉 앞의 질문에서 제기된 '일본의 부분적 실패'의 이유는 "절대 권력을 추구했던 천황제와 군국주의, 제2차 세계대전으로 강력해진 군부의 영향력 등"이라고 저자는 결론짓고 있다.

'일본 근대의 풍경'은 일종의 백과사전이다. 원제가 '圖說 明治事物起源事典'인데 만화와 신문삽화를 적절한 자료로 이용해서 메이지 시대 일본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를 구성하는 총 2백가지의 요소들을 해설했다. 그렇게 드러나는 일본은 낯설면서도 친근하다.

스케이트를 타고 보트 레이스를 즐기는 학생, 방과 후 한눈을 파는 중학생, 페스트를 예방하기 위한 쥐잡기, 국정교과서 채택을 둘러싼 뇌물 수수사건, 애완용 토끼 급증으로 인한 가격폭등, 철도가 들어산 마을의 치솟는 지가, 시민들을 위한 근대공원과 동물원 등을 여행하다 보면 일본의 근대가 한국의 그것과 얼마나 닮아있는지를 새삼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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