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7 05:05 (토)
스무 편의 서정시와 한 편의 서사시
스무 편의 서정시와 한 편의 서사시
  • 교수신문
  • 승인 2020.12.28 10: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송희복 지음 | 글과마음 | 110쪽

 

송희복의 시집 『스무 편의 서정시와 한 편의 서사시』에는 2020년의 전지구적인 화제였던 코로나19를 소재로 한 시가 적지 않다. 제1부 ‘스무 편의 서정시’에 실린 「비대면 시대의 낯선 풍경」(19~20면)은 가장 대표적인 예라고 하겠다. 이 시는 4연 20행시다. 장기간 휴관한 국립중앙도서관이 제한적으로 개관한 낯선 풍경을 묘사한 시다. 코로나19의 소재주의는 제3부 ‘2행시 초(抄)’에 집중되어 있다. 2행시 가운데  「코로나19」(96면) 「코로나, 어지러운」(97면) 「괴질」(98면) 이 바로 그것이다. 다음에 인용된  「코로나19」는 코로나19의 확산을 표현력 있게 묘파한 시로 평가된다. 

   시퍼런 칼날로 베이는 물방울 한 점
   핏빛으로 지며 흩날리는 꽃잎 만 점 

시인은 눈에 보이지 않은 괴질 때문에 지구촌의 공동 과제가 되면서, 인간들에게는 세상이 더 좁아졌다는 느낌이 실감나게 다가왔다고 했다. 이 사실이 앞으로 미래 문학에 대한 감수성의 변화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거라고 시집의 ‘후기’에서 밝히고 있다. 

시집 『스무 편의 서정시와 한 편의 서사시』는 송희복의 다섯 번째 개인 시집이다. 네 번째 시집에서 3년 만에 (3백부 한정판으로) 간행한 시집이다. 이 시집은 스무 편의 서정시, 한 편의 서사시, 프랑스 기행시, 2행시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2020년에 일어난 코로나19 사태의 시적 소재주의와 사회 세태를 풍자하는 시정신으로 충만해 있다는 점에서, 매우 시사적인 성격의 시라고 할 수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