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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름은 다툼이 아닌 어울림의 출발로“
”다름은 다툼이 아닌 어울림의 출발로“
  • 정태연 중앙대 교수
  • 승인 2020.12.20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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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타비를 추천하며 ① 정태연 중앙대 교수(심리학과)

 

정태연 중앙대 교수(심리학과)
정태연 중앙대 교수(심리학과)

올해 우리 사회는 코로나19라는 국가적 위기와 끝이 보이지 않는 정치사회적 대치의 한 가운데 있어 왔다. 어느 사회든 나름의 어려움과 갈등이 있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그것이 지금 우리에게 더 뼈아픈 이유는 이를 대하는 우리 사회의 자세 즉, ‘나는 옳고 상대는 틀렸다’는 아시타비(我是他非)의 자세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인간의 기본적 욕구 중 하나가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하면서 본인을 가치 있고 드높은 존재로 존중하는 것이다. 이때 이 욕구의 충족을 가장 위협하는 요소가 자신의 잘못 때문에 비난을 받거나 그 책임을 지는 것이다. 그래서 대부분은 문제가 발생하면, 거의 본능적으로 잘잘못의 기준을 자기중심적으로 가져가면서 문제의 책임을 남에게 떠넘긴다. 도덕성의 기준이 얼마나 자의적인지 예를 보자. 다수당의 입장에서는 다수결의 원칙에 따른 의사결정이 민의를 대변하는 것이지만, 소수당의 입장에서는 그것이 권력의 전횡이요 독재인 것이다.


물론 우리는 상대방과 협력하면서 잘 어울려 살고 싶은 강한 욕구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를 위해서는 배려와 희생, 신뢰, 온정 같은 덕목이 필요하다. 문제는 대부분이 자신은 이러한 덕목을 기르려고 애쓰지 않으면서 상대방에게는 그것을 엄청 요구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문제가 발생하면 이러한 덕목을 갖추지 못한 상대방 때문이라고 비난한다. 그러면서 정작 자신은 비난에서 언제나 예외다.


소위 먹물 꽤나 먹고 방귀 꽤나 뀌는 사람들이 구사하는 언어의 품격을 보면 그들이 과연 우리 사회의 지식인이고 대표이고 어른인지 의심스러울 때가 적지 않다. 비난과 조롱을 통한 배설의 쾌락만 추구하는 그들의 어휘 속에서, 자신에 대한 반성이나 성찰, 상대를 위한 건설적 지혜와 따뜻한 충고, 그리고 상생의 소망을 찾아보기 어렵다. 이러한 모습이 우리가 살아온 올 한해 현실로 다가오고 있음을 부정할 수가 없다.


필자가 추천한 아시타비가 올해의 우리 사회를 대변하는 사자성어로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었다는 사실에 서글픈 마음을 지울 수가 없다. 우리가 원하는 사회는 결코 이러한 글귀가 대변하는 사회는 아니기 때문이다. 바라건대, 새해에는 우리 사회가 좀 더 성숙해져서, 같지는 않지만 서로 화목할 수 있는 화이부동(和而不同)의 공동체가 되기를 기대한다. 다름이 다툼이 아니라 어울림의 출발점이 되기를 소망한다.


정태연 중앙대 교수·심리학과 
사회심리학의 주제 중 대인관계에 관한 주제로 박사를 했다. 한국인의 성인발달과 대인관계, 한국의 사회문제에 대한 연구에 관심이 많다. 저서로 『사회심리학』, 『심리학, 군대 가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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