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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읽고 싶은 책_『동양은 어떻게 서양을 계몽했는가』
함께 읽고 싶은 책_『동양은 어떻게 서양을 계몽했는가』
  • 이광래 강원대
  • 승인 2004.05.1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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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 클라크 지음| 장세룡 옮김| 우물이 있는 집 刊|

이 책은 저자가 결론의 마지막 줄에서 말하듯이 ‘지구적 해석학’이다. 그것도 이 책의 원제가 시사하듯이 동양의 계몽, 즉 '동양을 다시 읽기'를 통한 지구적 해석학이다.

저자는 "지성사 서술에서 유럽중심주의의 편협함을 밝혀내는 것은 물론, '구세계의 양극' 사이에서 발생한 중요한 지적 조우를 날카롭게 부각시킴으로써 이들 신화에 도전하려는 것"이 이 책의 목표라고 밝히고 있다. 이를 위해 그는 총과 성경으로 무장한 거만한 서양인들이 아시아인을 서양의 정반대의 ‘타자’로 인식했고, 서양의 ‘열등한 보완재’이자 서구 자신의 우월성을 돋보이게 하는 ‘소극적 자질의 보유자’로 간주해 온 서구의 지배서사를 비판한다. 결국 그가 제안하는 것은 동·서양사상의 지적 연관성에 대한 재검증이고 복원 작업이다. 그가 '경계선을 넘어서 해석하기', '경계선을 건너서 투사하기'를 주장하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에서다. 이를 가리켜 그는 새로운 단계의 오리엔탈리즘의 시작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책은 가다머의 해석학적 방법인 '지평융합'에서 동양에 대한 재해석의 단서를 발견하고, 그것을 지구적 해석학의 유력한 방법으로 제안하고 있다는 점에서 역시 거울상 단계에서 쓴 서양인의 반성문이자 서구적 계몽서이다. 그가 제안하는 '해석학적 공동체'의 건설이 여전히 의심스러운 이유도 거기에 있다. 

이광래 / 강원대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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