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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독 학술회 2부…‘코로나19와 민주주의·권력분립’ 다뤄
한·독 학술회 2부…‘코로나19와 민주주의·권력분립’ 다뤄
  • 정민기
  • 승인 2020.11.26 14: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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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대응, ‘권력분립’ 제대로 지켜지나
각종 법률·예산 심의 과정, 민주적인 절차로 진행해야…
코로나19도 시급하지만, 법치주의 지켜가며
지난 25일 온라인으로 열린 한·독 국제학술회의 장면
지난 25일 온라인으로 열린 한·독 국제학술회의 장면

 

지난 25일,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콘라드 아데나워 재단, 고려대 정당법연구센터가 공동주최한 한·독 국제학술회의(사진)가 열렸다. ‘COVID-19와 헌법’이란 주제로 진행된 이번 학술회의는 지난 18일에 이은 두 번째 세션이며, 온라인으로 개최됐다. 

이번 학술회의 첫 번째 주제는 ‘COVID-19와 민주주의’였다. 독일 할레-비르텐베르크대 정치학연구소의 지프켄 박사와 윤정인 고려대 연구교수(법학연구원)가 발제를 맡았다. 이들이 논의한 내용은 독일과 한국의 코로나19 대응과정에서 정부와 지자체의 역할분담과 정책 결정의 과정이 민주주의적인지 살펴봤다.

코로나19 위기 속 민주주의

지프켄 박사는 코로나 위기 속에서 독일의 정치적 결정과정을 살펴봤다. 그는 “독일에서 연방과 주(州)의 역할분담이 잘 조정됐다고 판단한다”며 “연방에서 내린 결정을 16개 주에서 다양한 조치로 구체화하면서 가장 좋은 해결책을 찾기 위해 경쟁하는 효과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과학과 정치의 관계에서도 역할분담이 잘 이루어진 것으로 판단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갑자기 전문가들이 공공의 영역에 자주 등장했지만 정치적 결정을 인정하고 존중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정부와 의회의 관계도 코로나 이전과 같다는 것이 박사의 설명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의회의 활동은 축소되지 않았고 오히려 6% 정도 늘었다. 지프켄 박사는 “다만 국회의원들이 지역구에서 소통활동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코로나는 인체에서 작용하듯 정치에서도 가장 취약한 부분을 공격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윤 교수는 코로나 위기가 민주주의적 관점에서 어떤 법적 문제들을 가져왔는지 발제했다. 먼저 윤 교수는 “코로나 위기 동안 의회에서 각종 법률이나 예산이 심의과정을 생략하고 속전속결로 표결에 부쳐져 통과되는 경향이 있다”며 “화상회의나 원격표결 등 다양한 노력을 통해 최소한의 심의가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연기된 선거로 인해 국회의 임기 기간을 연장하는 것에 대한 정당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야당의 견제역할이 약화된 점도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특히 “국민들이 집회를 못하는 상황에서 정부에 대한 비판적 견해나 견제수단 확보가 어렵다”며 “이번 추경예산 통과시 야당을 배제한 표결도 문제였다”라고 지적했다.

두 번째 주제는 “COVID-19와 권력분립”이었다. 독일 투칭 정치교육아카데미 켈러만 박사와 박진완 경북대 교수(법학전문대학원)가 발제를 맡았다.

코로나 대응 과정 속 의회 역할 축소

켈러만 박사는 “독일에서 코로나 사태에 대응할 때 행정부와 사법부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연방하원과 주의회들은 조연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처럼 입법부의 역할이 축소된 이유가 독일 법률에 있다고 지적했다. 독일은 ‘감염병보호법’을 근거로 코로나19에 대응하고 있다.

박 교수는 독일과 한국의 상황을 비교헌법적 차원에서 고찰했다. 그는 “한국은 단원제인 반면 독일은 양원제”라며 “이 때문에 독일은 한국보다 더 신중하게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독일은 위기상황에서도 입헌주의와 헌법이론적 토대 위에서 고민하는 반면 한국정부는 물론 코로나상황을 잘 극복해나가고 있지만 헌법이론적 측면에서의 고민 부족하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박 교수는 “현재 한국의 감염병예방법은 지방정부에 광범한 행정명령권을 부여하는데, 이에 대한 통제와 감시가 병행돼야 한다”라고 우려를 표했다. 그는 “행정부의 권한 행사가 법치주의와 권력분립의 통제하에서 이루어지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당부했다. 

이어진 50여 분간 이어진 토론시간에는 △코로나 위기에 의회의 역할이 축소되었다는 인상이 있는데 실제 그러한지 △코로나 위기 시 국회가 정부 못지않게 국민과 소통할 방법이 있는지 △정부에 대한 통제를 위해서 야당이나 소수파 기능을 어떻게 활성화할 수 있을지 △한국의 감염병예방법에 의거한 조치들과 독일의 법률에 포함된 조치 중 어느 쪽이 더 강력한지 등의 문제들이 제기되었고, 이에 대해 자유롭게 논의하였다.

지원림 원장(고려대 법학연구원)은 “전 인류가 코로나19로 고통받고 있는 시점에 헌법이 나아갈 바를 모색하는 이 행사가 헌법학의 차원을 넘어 법학 전반에 큰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정민기 기자 bonsense@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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