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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독, ‘COVID-19와 헌법'을 논하다... ‘긴급사태’부터 ‘기본권제한’까지
한·독, ‘COVID-19와 헌법'을 논하다... ‘긴급사태’부터 ‘기본권제한’까지
  • 정민기
  • 승인 2020.11.20 21: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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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독일의 국제학술회의, 온라인으로 코로나19 대응 관련 법률 심도있게 다뤄…
지난 18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한·독 국제학술회의

 

지난 18일 ‘COVID-19와 헌법’이란 주제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안효질 원장)·콘라드 아데나워 재단·헌법이론실무학회가 한·독 국제학술회의(사진)를 열렸다.

학술회의 1부 주제는 ‘COVID-19와 예외헌법’이었다.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헌법을 위배하는 긴급조치들이 허용되는 ‘예외상태(긴급사태)’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가 이루어졌다.

독일의 안나-베티나 카이저 훔볼트대 교수(법대)는 “긴급사태 개념이 독일제국시대와 바이마르 공화국 때 바이마르 헌법 제48조(긴급권)를 통해 심각하게 남용됐다”고 설명하고, “현재 독일 기본법 하에서는 그러한 종류의 긴급사태를 규율하는 조항이 따로 없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현재 독일정부는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고 있지만, 모든 절차는 헌법의 테두리 내에서 ‘감염병보호법’과 같은 의회법률을 통해 진행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감염병보호법’이 위헌적 소지가 있어 개정됐다고 덧붙였다. 연방보건부장관에게 연방법률에 벗어난 명령도 발령할 수 있도록 지나치게 ‘포괄적인’ 권한을 부여했다는 것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구체적인 조치들’를 명시한 개정법률이 연방의회에 제출됐고, 연방의회는 18일 이를 통과시켰다. 

기본권 제한 헌법 테두리 내에서

김선택 고려대 교수(법학전문대학원)는 ‘한시적 임기의 독재관제도’가 로마에서 시작돼 어떻게 발전했는지 설명했다. 그는 “로마의 독재관 개념은 그 자체로 나쁜 의미를 지니는 것이 아니었으나, 현대의 많은 정치지도자가 이를 오용·남용해 상시적 독재체제를 구축한 것이 문제이며, 한국과 독일은 그런 역사를 가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국은 긴급권과 계엄권을 선포하지 않고 독일과 마찬가지로 일반 법률을 통해 코로나19에 대응해왔다. 전 세계 100여 개 국가가 코로나 위기에 긴급사태를 선언하고 긴급권을 발동한 것과 달리, 한국과 독일이 긴급권 행사에 조심스러운 이유는 과거의 역사 때문이라는 것이 김 교수의 설명이다. 이어 김 교수는 “한국에서는 감염병예방법이 각종 방역 조치의 법적 근거가 돼왔으나, 이 법률조항들에 근거한 조치들은 ‘비례성원칙’에 비추어 통상 수인할 수 있는 기본권제한의 한계를 넘는다”라고 말했다. 비례성원칙이란 어떤 행정 명령이 유발시키는 침해가 그 행정 명령으로 인한 이익효과보다 크지 않고 최대한 적어야 한다는 원칙이다. 즉, 벼룩을 잡겠다고 집을 태워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원인도 결과도 예측할 수 없는 코로나 위기상황에서 비례성원칙을 억지로 끼워 맞추기보다는, 차라리 예외상황임을 인정하고 다른 기준을 고민해볼 필요도 있다”며 의견을 공유했다.

2부에서는 “COVID-19와 기본권제한”을 주제로 활발한 논의가 진행됐다. 

독일의 미하엘 브레너 예나대 교수(법대)는 “이번 코로나 사태는 ‘불확실성’이 강하고 파급 범위가 넓다는 특징 때문에 비례성원칙을 바라보는 시각이 시기에 따라 다르다”라고 말했다. 즉 팬데믹 초기에는 비례성에 합치한다고 보았던 제한이 시간이 지나면서 비례성을 위반한다고 판단되기도 했다는 것이다. 코로나19의 치사율과 감염자 증가율 등의 지표들이 정확해지면서 불확실성이 줄었기 때문에 법원의 판결도 이에 맞춰 변화했다는 것이 브레너 교수의 설명이다. 이어 브레너 교수는 “결론적으로 비례성원칙은 현재까지 코로나19 시기의 도전을 잘 통과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와 비례성 원칙

방승주 한양대 교수(법학전문대학원)는 “코로나 위기대응을 위해 신속하게 개정이 이루어진 법률들―소위 코로나3법 ‘감염병예방법’, ‘검역법’, ‘의료법’―을 통해 위기상황을 잘 대처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방 교수는 “대처과정에서 감염병환자 뿐 아니라 의심자까지 격리하고 동선을 공개하는 등 광범한 기본권을 제한하고 있다”며 “이런 기본권제한 문제는 비례성원칙에 입각해 심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방 교수는 “다만 이번 코로나 위기에서 특별히 고려해야 할 점은 감염병환자는 피해자임과 동시에 (다른 이에게 감염시킬 경우) 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방 교수는 “이러한 특수성 때문에 국가의 기본권보호의무 심사에 과소보호금지원칙만을 적용하는 것은 충분치 않으므로, 더 실효적 기준을 마련해야 할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50분간 이어진 자유토론에서는 △기본권제한조치에 대한 법원의 판결 외에 공공의 비판이나 전문가의 역할도 중요하다는 점 △코로나 위기에 예외헌법 개념을 인정하지 않고 대응하는 것이 최선인지 △위기상황에서 법원의 결정이 일관되지 않는 점을 어떻게 평가할 수 있는지 △코로나가 사회의 다양한 영역에 문제를 발생시키고 있는데, 예컨대 우울증·가정폭력 증가 같은 문제들이 나중에 더 추가될 것인데, 이후에 비례성원칙이 또 어떻게 작용할 수 있을지 등의 문제들이 제기됐고, 이에 대해 자유롭게 논의했다. 

안 원장은 “올해에는 코로나19 상황과 맞물려 온라인으로 진행하게 됐지만, 시의적인 주제를 가지고 학술교류를 이어갈 수 있어서 큰 의미를 지닌다”며 “오는 25일에 이어지는 두 번째 학술회의에서도 활발한 논의가 이루어지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한·독 국제학술회의는 18일과 25일 이틀에 걸쳐, 줌(ZOOM) 플랫폼을 통해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정민기 기자 bonsense@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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