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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길의 생물읽기 세상읽기 259] 아메바성 뇌염을 일으키는 '뇌 먹는 아메바'
[권오길의 생물읽기 세상읽기 259] 아메바성 뇌염을 일으키는 '뇌 먹는 아메바'
  • 교수신문
  • 승인 2020.11.20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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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먹는 아메바
뇌먹는 아메바

미국 텍사스 주의 한 도시수돗물에서 이른바‘뇌 먹는 아메바(brain eating amoeba)’로 알려진 ‘네글레리아 파울러리(Naegleria fowleri)’가 검출되어 재난사태를 선포했다는 기사가 났다. CNN 등은 2020년 9월 26일 텍사스 주 레이크잭슨시의 수돗물검사에서 네글레리아 파울러리가 검출되었다고 보도했다. 시 당국은 ‘수돗물 사용금지’를 선포했고, 텍사스 주정부차원의 긴급대응을 요청했다. 또 시장은 성명에서 “심각하고 중대한 사건이다. 오염된 식수로 생명과 건강, 재산에 중대한 위협을 받고 있다”며 시민 2만7000명에게 수돗물사용금지령을 내렸다.

지난 8일 레이크잭슨시에 사는 6세 소년이 파울러리에 감염돼 병원에 입원했다. CBS에 따르면 당국은 감염원을 찾기 위해 총 11곳에서 수돗물검사 샘플을 채취했다. 이 가운데 바닥 분수의 물 저장탱크, 소년의 집 물호스, 도심의 소화전 등 3곳에서 파울러리 양성반응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시의 수도시스템을 완전히 소독하고, 샘플검사에서 사용 안전결과가 나올 때까지 사용금지권고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수돗물 사용이 재개될 때까지 시민들에게 무료로 생수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미국 질병관리본부는 호수나 강 같은 따뜻한 담수지역에서 수영, 다이빙을 할 때 오염된 물속의 네글레리아 파울러리가 코를 통해 뇌에 들어갈 수 있다고 설명한다. 매우 드문 경우지만 이번 레이크잭슨시의 사례와 같이 염소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수영장물이나 수돗물 등에서도 감염될 수 있다. 네글레리아 파울러리는 체내에 유입되면 뇌세포를 파먹고, 뇌를 붓게 하는‘아메바성 뇌염’을 일으킨다. 감염은 희소하지만 치사율이 매우 높다고 알려져 있다.

그렇다. 네글레리아 파울러리(N.fowleri)는 민물이나 토양에서 흔히 발견되는 진핵(핵이 있는) 단세포 원생물(原生生物,protist)이다. 건조함이나 산(acid)에 매우 약하며, 바닷물에 살지 못한다. 여름을 좋아하고, 고열인 46°C에서도 자라며, 자연 상태에서는 세균을 먹지만 사람 몸속에서는 신경세포(뉴런,neuron)를 먹는다. 그래서 ‘뇌를 먹는 아메바(brain eating amoeba)’란 별명이 붙었다. 

코에 물이 들어가면 아주 드물게 코 점막을 통해 뇌척수에 침투하여 세균이나 바이러스 때문에 생기는 뇌수막염과 증세가 비슷한 아메바성 수막뇌염(腦髓膜炎,amoebic meningoencephalitis)을 일으킨다. 뇌를 둘러싸고 있는 얇은 막인 뇌수막의 안쪽 얇은 연막(軟膜)에 급성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 뇌수막염이다. 

그런데 네글레리아 파울러리는 진짜아메바(true amoeba)가 아니고 모양을 자주 바꾸는 아메바편모충(amoeboflagellate)이다. 독립(자유)생활(free-living)을 하며 세균을 잡아먹고 살기에‘파울러자유아메바’란 이름이 붙었다. 또 고온을 좋아하여 주로 따뜻한 연못이나 강, 뜨거운 온천수, 공장에서 나오는 더운 물, 또 염소처리가 잘 안된 수영장물이나 흙 등에 산다.

이 미생물은 복잡한 생활사를 가졌다. 껍질을 둘러싼 비 활동성인 피낭(被囊,cyst)상태였다가 활동적인 아메바상태(영양상태,trophozoite)이거나 2개의 편모를 가진 편모충상태(flagellate)로 바뀌기도 한다.

피낭단계(cyst stage)는 환경조건이 좋지 않을 때 생기는데, 둥글게 한 층의 껍질로 둘러싸인다. 그리고 강물이나 수영장에서 코 점막에 달라붙을 때는 편모충단계(flagellate stage)였다가 체내에서 몇 시간 안에 곧바로 영양체단계(trophozoite stage)로 바뀐다. 그리고는 신경세포를 먹고 분열하면서 뇌를 파고든다. 이들이 가진 하나씩의 핵은 꼭 사람의 눈알을 aKSG이 닮았다. 

미국에서 ‘파울러자유아메바’ 감염은 60년 동안 450건 밖에 없을 정도로 드물지만, 한번 감염되면 치명적이라 치사율은 무려 98.5%에 이른다고 한다. 다행히도 우리나라에서는 감염 사례가 없다.

어린이들이 이 병에 잘 걸린다고 한다. 그리고 감염 후 잠복기는 9일이고, 발병초기에는 입맛과 후각을 상실하며, 증상이 빠르게 5일간 진행되다가 1~2주 후에 사망에 이른다. 네글레리아증에 걸리면 두통, 고열, 구토 같은 증상이 나타나다가 후기에 들면 목이 뻣뻣이 굳고, 정신혼란, 주의력부족, 몸의 균형감을 상실하며, 마지막으로 발작을 하다가 사망에 이른다. 허참, 세상에 별의 별놈의 병이 다 있다. 망할 놈의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corona virus disease 19)가 그렇고.

권오길 강원대 생물학과 명예교수
권오길 강원대 생물학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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