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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대 통폐합이 먼저
국립대 통폐합이 먼저
  • 김태수 그리스도신학대
  • 승인 2004.04.16 00:0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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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 : '학벌주의 종합대책'을 보고

김태수 그리스도신학대 교수 행정학 © 교수신문
지난 4월 6일 교육인적자원부는 ‘학벌주의극복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이로써 대학평가 등을 통한 대학서열화를 조장해 온 교육부는 그와 정반대를 지향하는 서열화 해소방안을 내놓기에 이르렀다. 돌이켜보면 그간 교육부는 경쟁력 있는 대학의 육성이란 미명 아래 학벌주의 조장으로 요약되는 대학서열화 정책을 고등교육정책의 핵심으로 삼아 왔다.

이 대책안을 놓고 언론들은 공駙?열심이다. 보수언론들은 이 대책이 대학의 하향평준화로 귀착될 가능성이 있는 데다가 명문대학 출신자를 오히려 역차별해 위헌의 소지마저 가진 총선용 선심공약이라며 연일 공격하기에 바쁘다. 다른 언론들은 대책내용이 극히 피상적이어서 그 효과가 의심된다며 공격하고 있다.

사실 처음에는 조·중·동 등 보수언론도 학벌문제의 심각성에 동의하는 듯했다. 그러나 이내 이들은 한국적 계급재생산의 중심에 있는 기존의 학벌구도를 철저히 옹호하고, 나아가 고교입시 부활까지 주장하고 나섰다. 또한 그들은 교육파행으로 인한 갖가지 모순은 지적하면서도 그 근원인 학벌문제에는 모르쇠로 일관할 뿐이다. 그러나 척박한 토양에도 불구하고 학벌주의 타파에 나선 몇몇 교육단체들과 방송에 의해 학벌문제는 사회적 화두가 됐다. 이제 학벌타파 운동은 과거 냉소기와 여론확산기를 지나 대안모색기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학벌타파운동에 우호적인 언론들은 실업교육의 죽음과 모든 학교의 입시학원화, 입시지옥과 사교육천국 및 이로 인한 수험생의 잇단 자살, 편입과 재수열풍, 이공계의 고사와 고시 및 의대 열풍, 8학군을 중심으로 한 집값 상승, 집값과 사교육비 조달을 위한 부정부패의 만연,  노동운동의 강성화 및 이로 인한 자본의 철수, 학력인플레로 인한 극심한 노동력 불균형과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상시적 수요, 조기유학과 교육이민으로 인한 외화와 인재유출, 대학경쟁력의 후진성 등 복잡다단한 교육문제와 노동문제 및 여타 사회문제가 바로 학벌풍토와 대학서열화에서 기인하고 있다는 데 동의한다.

그리하여 관련 사회단체와 함께 직업교육의 재건, 수능의 자격고사화, 다양한 입학전형기준 의개발, 국·공립대의 통폐합, 사립대의 공립화, 한시적 지역인재할당제, 서울대의 대학원중심대학 전환, 전문대학원 제도 정착 등 다양한 대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이번 교육부의 대책은 일면 진일보한 것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공약의 실천의 차원에서 기존 교육단체가 제시한 대안을 단지 나열만 하는 수준을 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특히 학벌타파와 대학서열화 완화 대책이라고 내 놓은 섣부른 국립대 공익법인화는 학교간 파벌주의로 특징지어지는 학벌풍토를 오히려 조장하는 대책이라 아니할 수 없다. 먼저 대학 교육의 공공성 강화가 전제가 된 국립대의 통·폐합이 선행될 필요가 있다. 미국의 주립대학이나 많은 유럽의 국립대학이 지향하는 다양한 형태의 공익 법인화는 그 다음에 모색되어야 할 성격의 것이다.

학벌타파와 대학서열의 완화가 경쟁력 제고를 역행하고, 대학을 하향평준화할 것이라는 주장이 억지임은 이미 주지의 사실이다. 오히려 학벌타파와 대학서열 완화를 통해 소모적인 패거리 경쟁문화를 지양하고, 더욱 치열한 생산적 경쟁인 개인간 경쟁과 부문간 경쟁을 꽃피울 수 있다. 재학시절, 특히 고교시절, 그 가운데서도 수능성적이 평생을 좌우해 더 이상의 경쟁을 질식시키는 소모적 경쟁이 아니라, 평생동안 경쟁이 꽃피는 아름다운 사회를 건설하는 것이 그 숭고한 목표다. 그리하여 학교를 전인교육의 장으로 변화시키고, 대학과 사회에서 합리적인 경쟁원리가 살아 숨쉬게 하고자 함이다. 그래야만 교육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제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 집값을 잡고 부정부패를 일소하며 저비용-고효율 경제를 만듦으로써 외국투자자를 유치하고, 조기유학과 교육이민으로 인한 소중한 외화유출도 막을 수 있다. 편입과 재수로 방황하며 시험중압감 목숨마저 끊는 젊은이의 방황도 끝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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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병 2004-04-28 17:07:02
교육정책에 관한 수많은 정부정책이 나와도 성과가 없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그중 한가지는 그리고 정말 개혁되기 힘든것은 공무원고시제도이다. 9급에서 5급 (행정, 사법 고등고시)까지 고시제도가 존재하는 한 학벌주의는 불가피하고 해결될 수 없다. 그리고 건전한 사회가 오기 힘들다.

고시준비한다고 대학교육 제대로 하는 학생 누가 있나. 취업이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대학교육 뒷전이다. 대학돗서관 가보라 90%가 두가지 유형이다. 고시준비 (자격증준비포함) 아니면 영어시험준비이다. 공무원시험 공부한다고 절로 고시원으로 처박힌다. 사회와 격리되어 공부하는 자만이 고시합격한다. 물론 극히 예외도 있지만...

어떤 방법이 좋을지 모르지만 중앙공무원제도를 없애고 모두 지방공무원제로 바꾸며 각 도별로 해당 고급공무원 (행정고시, 사법고시) 을 각 지역대학에서 뽑으면 상당히 효과가 있을것이다. 그러나 거의 실행은 불가능하리라 본다, 극렬반대하리라 본다. 서울대 등 수도권에서...

공무원지역할당제 차별이니 말할 필요도 없다. 각 도별로 필요한 판검사, 행정관료 뽑으면 된다. 중앙행정부에서 일할 사람은 각 도에서 인력풀을 형성하여 순환근무 시키면 된다.

시험과목에 각 도별로 특수한 분야를 포함시키자. 지역역사 등 특수한 분야를... 변호사자격고시를 만들고... 행정관료는 시민단체 및 행정관청등에서 인턴 등 학교다니면서 관심을 보인 학생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고. ... 너무 이상적인가. 우리나라 실정에서는...

그러나 알고보면 어려운것 없다. 우선 가능한 것은 지방공무원을 최대한 많이 뽑고 고등고시도 우선 지방공무원제로 하면서 나중에 점차 확대해 가면된다. 2006년도에 5%, 2007년도 10%, 2008년도 20%, 2009년도 30%, 2010년도에 40%의 행정/사법고등고시를 지방공무원으로 뽑자. 고시되어도 시험에서 뒤에서 맴동면 요즘 배치도 어렵고 출세도 어럅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모든게 시험점수로 인생을 판가름 하니...건전한 사람이 사회주류가 도어야 하는데. 각종 시험에서 점수만 좋으면 볼짱 다보니...

그러면 서울가서 공부할 필요가 덜해진다. 서울고시학원 갈 필요가 덜해진다. 아마 그 어느방법보다 실제 지방을 살릴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이다.

지방 출신이 그 지역의 고급공무원되면 지금 보다 더 자기지역의 발전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주말부부도 적어지고, 이 조그만 나라가 약간의 여유가 있으리라 본다. 서울 집중도 완화되리라 본다.

NURI사업이니 뭐니 모두 빈깡통될 수 있다. 학생이 있나. 워가 있나. 그나마 있으면 고시/자격증/영어공부하니 뭘하겠나.

실행가능한 근본대책 (valid and feasible solution)을 찾자.

현택원 2004-04-27 02:30:36
저는 서울대학교는 국립대학교로서 한국 최고의 엘리트 교육을 하는 대학이라고 개인적으로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교수님도 서울대학교 출신이시고 오늘 사회학개론 시간에서도
많은 강의 외 지식을 전달해 주신 것은 서울대학교를 나오신 분이기에 가능하지 않았나 하는 짧은 감회를 느낄수 있었습니다.
전 물론 서울대학교에 입학하지는 못했습니다. 실력이 없어서라고 해야 정확한 표현이겠죠. 하지만 그리스도신학대학교에 입학해서 교수님을 만난 것은 제 인생에 크나큰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교수님이 해주신 사회전반에 대한 말씀은 앞으로 사회를 살아가는데 이래서 서울대를 나오신 분의 말씀을 들어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현재 서울대학교 정운찬 총장은 정원을 줄이고 앞으로 경쟁력있는 대학으로 만들려는 생각인 것 같습니다.
제가 아직 신입생이고 1학년이라서 잘은 모르겠으나 서울대를 들어가서 고시공부와 의대과정준비에만 학생들이 매달린다는 소식을 듣고나서 실망이 큽니다. 서울대생들이 전공분야에 심혈을 기울이면 서울대도 얼마든지 해외 유수의 대학교들과 경쟁하는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학문을 하는 목적은 순수히 학문을 위해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서울대를 나와서 법대 의대를 나와 고시합격에 병원 인턴부터 시작해서 전문의가 되어 사회적 명예와 성공을 거두고 많은 서울대 출신 인사들이 지원해주어 성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동문들이 도와준다는 그런 이유로 개인의 성공을 사회에 나가서 봉사하려는 마음보다 앞서서 생각한다면 그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대학교는 학문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스도 신학대학교에서도 얼마든지 전공분야를 살려서 열심히 공부하고 준비하면 학벌사회에서도 서울대에 준하는 학문적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