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15:45 (금)
교수로 임용되는 성공 확률, 단 ‘3%’
교수로 임용되는 성공 확률, 단 ‘3%’
  • 김재호
  • 승인 2020.11.09 08: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교수 일자리는 줄고 임금은 그대로 
경쟁은 심해지고 연구인력은 늙어간다

 

‘3%’. 박사학위 소지자 중 교수가 되는 성공률이다. 미국의 통계를 보았을 때, 박사학위 소지자 중 30%만이 대학에 박사후연구원으로 머문다. 박사후연구원으로 머무는 10%가 대학사회에 남지만, 거의 80%는 대학에서 교육자로 경력을 쌓고 싶어 한다. 그러므로 90%의 박사후연구원 연구자들은 대학사회가 아니라 산업계나 공공영역에서 일자리를 얻는다. 이러한 사실은 젊은 연구자들에게 잘 안 알려진 사실이다.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회장 정희선)는 지난 6일, 여성과학기술인 초기 경력 구축 현황과 개선 방안을 주제로 제5회 여성과학기술정책포럼을 열었다. 이날 김소영 카이스트 교수(과학기술정책대학원)는 ‘해외 신진 여성과학기술인 지원 제도와 사례’를 발표했다. 미국 중심의 자료들을 분석한 결과, 박사학위를 딴 대부분의 연구인력이 교수가 되고 싶어 하지만 극소수만 임용된다. 

 

교수로 임용되는 비율은 3% 수준인데, 그 일자리마저 줄어들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특히 여성 박사학위 소지자들이 교수가 되는 기회는 드물다. 2020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에마뉘엘 샤르팡티에는 독일 막스플랑크 감염생물학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샤르팡티에는 25년 동안 5개국의 9개 연구소를 돌아다니며 경력을 쌓았다. 그만큼 자리 잡기가 쉽지 않았던 것이다.  


2016년 생명과학과 의학 분야의 초기 박사후연구원의 임금은 4만4천 달러(약 5천만 원)였다. 1998년 이후로, 인플레이션만 반영됐을 뿐 동일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임금도 일자리도 적은 것이다. 아울러, 박사후연구원은 여성이 남성에 비해 많이 부족하다. 2018년도 현황을 보면, 남성이 60%, 여성이 40% 정도 된다. 경력 단계를 보면, 박사후연구원에서 조교수, 부교수, 교수로 가는 남녀 비율이 처음엔 동등하다고 간주했을 때, 시간이 갈수록 여성의 비율은 -60 ∼ -80% 수준으로 떨어진다. 


과학저널 <네이처>는 2016년 10월, 젊은 과학자들이 처한 고충을 소개한 바 있다. ▷ 박사학위자들은 늘고 일자리는 그대로다 ▷ 연구비 지원이 불안정해진다 ▷ 경쟁이 더욱 심해진다 ▷ 주요 연구비 지원을 받는 첫 나이가 42세일 정도로 연구 인력들이 늙어간다. 그런데 젊은 과학자들은 많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60% 정도는 자신의 상황에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박사후연구원 지원 방향을 이렇게 제시했다. 첫째, 5년 이상 박사후연구원으로 두지 마라. 둘째, 박사후연구원이라는 호칭은 최고의 교육을 받은 이들에게만 적용하라. 셋째, 박사학위자들에게 다양한 경력 경로를 제시하라. 넷째, 정규직 직원 수준에 상응하는 보상을 해줘라. 다섯째, 멘토교육을 통해 멘토링의 질을 높여라. 


이외에도 로레알 유네스코 여성과학자상 프로그램이나 개발도상국 여성과학자 단체가 주관하는 포럼, 2015년부터 유엔여성기구와 유네스코가 기념하는 세계 여성과학인의 날, 하버드대와 MIT의 브로드 연구소(Broad Institute) 등 대안적 경력 경로 등이 제시됐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