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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뒷모습] "인생의 절반을 보낸…후학에게 도움되길"
[아름다운 뒷모습] "인생의 절반을 보낸…후학에게 도움되길"
  • 조재근
  • 승인 2020.09.04 1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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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혜자 서울과기대 교수 10년간 모은 1억원 제자 장학금으로 쾌척
김종훈 전북대 교수 5천만원, 김억중 한남대 교수 1천만원 등 기탁

정년퇴임을 하면서 학생 장려와 연구에 힘써 달라며 발전기금을 쾌척하는 교수들의 따뜻한 미담이 대학가에 전해져 화제다. 특히 이들은 평생 동안을 한 학교에서, 또는 고향에서 후진 양성에 애써 온 교수들이다.

방혜자 전 서울과기대 교수(오른쪽)
방혜자 전 서울과기대 교수(오른쪽)

 

방혜자 전 서울과기대 교수(컴퓨터공학과)는 10년 동안 매달 1백만원씩 모은 1억원을 퇴임 열흘 전인 18일 제자들의 장학금으로 써 달라며 쾌척했다.

방 교수는 10여 년 전 졸음을 못 참고 강의시간에 꾸벅거리던 학생을 발견했는데, 이 학생이 생활비 충당을 위해 철야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학업을 이어나가고 있었던 사정을 알게 됐다.

방 교수는 “그 학생은 밤새 일을 하고 와서도 수업 내용을 놓치지 않으려 무던히 애썼다. 학업에 대한 열정이 있지만 마음 놓고 공부할 수 없는 학생을 보며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그는 학생들이 학자금과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공부할 시간을 쪼개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느끼고, 학과와 재학생을 도울 방법을 찾다가 급여에서 매달 100만원씩 저축해 퇴직 시점에 맞추어 기부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발전기금은 향후 10년간 생활이 어려운 학생의 생활안정 및 학업독려를 위한 장학금으로 컴퓨터공학과 재학생을 위해 쓰일 예정이다. 방 교수는 적지 않은 금액을 기부하는 것에 기꺼이 도와주고 뜻을 함께 해 준 남편과 딸의 지지가 큰 힘이 됐다고 밝혔다. 이동훈 총장은 “방혜자 교수님의 뜻을 잘 받들어 10년 뒤에는 한 단계 더 성장해 있는 학교로 만들어가겠다”라고 화답했다.

방혜자 교수는 지난달 28일 35년간 봉직한 서울과기대에서 정년퇴임했다.

김종훈 전 전북대 교수(오른쪽 두 번째)
김종훈 전 전북대 교수(오른쪽 두 번째)

 

김종훈 전 전북대 교수(의대 외과학교실)도 지난달 31일 퇴임하면서 대학발전 기금 5천만원을 기탁했다. 김 전 교수는 전북대 의대 졸업생으로서 전북대 교수로서 인생의 대부분을 ‘전북대인(人)’으로 살아왔다. 2013년 대한대장항문학회장을 역임하는 등 대장암 분야 권위자로 손꼽히는 김 교수는 ‘암과 싸우는 우리시대 친절 명의’ 15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김 교수는 “어느덧 정년을 맞아 대학과 후학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하다가 평소 생각을 발전기금으로 실천하게 됐다”면서 “인생의 절반을 보낸 우리 전북대가 더욱 발전하고, 후학들이 자신의 꿈을 펼쳐나가는 데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종훈 교수는 지난 달 27일 전북대 총장실에서 기금을 기탁했다.

 

김억중 전 한남대 교수(왼쪽 두 번째)
김억중 전 한남대 교수(왼쪽 두 번째)

 

김억중 전 한남대 교수(건축학과)는 제자들을 위해 1천만원의 발전기금을 기탁했다. 김 전 교수는 대전을 대표하는 건축가이기도 하다. 서울대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유럽에서 유학한 후 고향인 대전으로 돌아와 후진을 양성해 왔다. 개인 미술관으로는 최대규모이자 아름다운 건축 양식으로 유명한 대전의 아주미술관을 설계했고 유성문예회관, 대화동천주교회, 엑스포남문광장 무빙쉘터 등도 김 교수 작품이다.

김 교수는 “훌륭한 능력을 갖춘 제자들이 학업에 매진할 수 있도록 작지만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발전기금을 기탁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억중 교수는 건축·예술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학계와 지역 등에서 펼쳐 왔으며, 이번 기부는 한남사랑 100인의 기부 릴레이 21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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