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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들, 정치참여 부정적
교수들, 정치참여 부정적
  • 최익현 기자
  • 승인 2001.04.1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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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호 특집 : ‘지식인사회의 자기 성찰’
한국의 대학 교수들은 10명 가운데 7명이 자신을 ‘전형적인 지식인’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이들이 최고로 꼽는 지식인의 덕목은 ‘비판성’(12.0%)이나 ‘실천성’(11.3%)이 아닌 ‘도덕성’(34.5%)과 ‘전문성’(31.6%)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급변하는 시대를 살아가는 지식인의 바람직한 역할로는 전체 응답자의 53.3%가 ‘전문적 기능의 수행’을 강조했고, 31.0%는 ‘공동체에 대한 책임 확대’를 들었다. ‘정치권력에 대한 비판과 견제’나 ‘사회적 소수와 약자의 보호’를 지식인의 최고 덕목으로 꼽은 교수들은 7.3%에 그쳤다.

교수신문이 창간9주년을 맞아 기획한 이번 설문조사에 따르면, 지성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가장 위협하는 요소에 대해 일부 교수들이 각각 ‘전통사회의 규범’(20.0%)이나 ‘지성의 자기검열’(14.2%), ‘이론의 대외의존성’(12.7)이라고 응답했지만, 절반의 교수들은 ‘정치권력과 자본’(50.9%)을 위협 요소로 지적해 지식인 사회가 정치권력·자본과 긴장관계에 놓여 있음을 환기시켰다.
이들 교수들은 이른바 ‘문민정부’에 참여했거나 ‘국민의 정부’에 참여하는 동료 교수들에 대해 49.1%가 ‘바람직하나 비판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신중하게 평가했지만, ‘군사정권 참여와는 다르지만 바람직하지 않다’고 응답한 교수도 31.0%나 돼 ‘과거 군사정권에 참여하는 것과 차이가 없다’고 비판한 교수들(12.3%)과 함께 부정적인 시각이 더 많았다.

그러나 교수들은 지식인으로서의 교수 위상이 ‘갈수록 낮아지거나 매우 낮아졌다’고 평가(66.8%)하고 있으며, 이런 평가는 특히 의·약학계열(80.0%)과 사회계열(76.6%)에서 다른 계열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

한편, 자녀를 유학 보냈거나 보낼 계획이 있냐는 물음에 대해 43.3%의 교수들이 ‘그렇다’고, 32.1%의 교수들이 ‘보내지 않겠다’고 응답했지만 ‘동료들은 자녀를 유학 보낼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는 교수들은 전체의 62.3%에 달했다.

교수 임용시 남녀 차별이 있는가 하는 질문에 대해 교수들의 60.3%가 차별을 인정했다. 그러나 평소 남녀 차별을 한 적이 있느냐는 물음에 대해서는 82.2%의 교수들이 ‘차별하지 않는다’고 대답해 묘한 대조를 이뤘다. 가장 많은 교수들이 자기 성찰 덕목으로 ‘도덕성’(41.1%)을 꼽은 것이나, 한국 지식인 사회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32.3%의 교수들이 ‘도덕의 이중성’을, 30.4%가 ‘이론과 실천의 괴리’를 든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번 설문은 전국 36개 대학 전임강사 이상의 교수를 대상으로 지난 2일부터 엿새동안 방문 면접조사와 이메일 조사로 진행됐으며, 유효 응답자는 모두 2백77명이었다.
최익현 기자 ihchoi@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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